나 호나쯤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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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7) helpless 무기력한

help·less [hélplis] ɑ. 무기력한
나 호나쯤이사?
나 하나쯤이야?

helpless는 help- '도움'과 -less '…이 없는'의 결합이다. helpful '도움이 되는'의 반대어로서 '무기력한'이란 뜻을 지닌다. '도움이 되지 않는'이란 지시적 의미가 '무기력한'이란 함축적 의미로 전환된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할 때는 많지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 때는 없다고 한다. 얼마큼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도울 수 있는 방식으로 내가 도울 수 있는 만큼 도움을 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무기력한 사람이 되고 만다. 내가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삿짐 싸느라고 한창입니다.
일도 많거니와 주변도 어수선합니다.
자기 짐이 많은 사람은 남의 일손을 도울 겨를이 없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도리어 적게 가진 사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빈손이 일손입니다.
적게 가지고 살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버려야 하는데 
작은 것 하나 버리는 데도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는 선택이며, 선택은 골라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쪽을 버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에서

무기력함의 근원(根源)에는 ‘버리지 못함’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버리지 못함’이 ‘욕심(慾心)’을 낳고, 나아가 ‘이기주의(利己主義)’를 낳는 게 아닌가 하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재난 앞에서도 무기력한(helpless) 사람과 유기력한(helpful) 사람이 있다. 무기력한 이기주의(egoism)자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손을 씻거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일 등을 부질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유기력한 이타주의(altruism)자들은 그런 일들을 자신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타인을 생각하는 배려(配慮)의 유무가 유기력함과 무기력함을 결정하는 것이다. 드디어 설렘 속 초긴장 상태에서 등교수업(登校授業)이 시작되었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나 하나쯤이야'라는 무기력한 이기주의를 거두어 내면서 우리의 공동체(共同體)를 굳건히 지켜나가도록 하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지만, 스스로 돕지 못하는 무기력한 자는 결코 돕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면서.

20일 등교한 제주여자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일 등교한 제주여자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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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
정애 2020-05-25 23:09:27
유기력함과 무기력함을 배려심으로 알 수 있구나!
기가 있으니 배려하고 배려하여 유기력한 사람이 되어야겠네.
22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