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만난 사이] (1) 공통 관심사로 모여 정책대안 제시...29일 워크숍

주민들이 공통의 관심사에서 문제를 발굴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사회혁신이 제주에서 활발하다.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에서 진행하는 ‘제주로 만난 사이’는 이 같은 일상의 문제해결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주민참여와 사회적협력을 통한 지역혁신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이번 사업 중 전문가 기획사업 4개를 차례대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경력쉼으로 만난 사이' 전문 매개자인 김진희 이듬해 봄(가운데) 대표가 경력단절 여성을 인터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경력쉼으로 만난 사이' 전문 매개자인 김진희 이듬해 봄(가운데) 대표가 경력단절 여성을 인터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에서 독립서점 ‘이듬해 봄’을 운영 중인 김진희 씨는 책과 문화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이끌고 있다. 책방이 어린이 교육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을 받으며 여성 1인기업 대표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같은 도전을 하기 전에는 출산과 함께 7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5년 동안 육아와 가사에 전념해야 했다.

김 대표가 이번에 ‘경력쉼으로 만난 사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도 이와 밀접하다. 지난 달, 직접 제주의 경력단절 여성들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직면한 문제, 사회진출에 대한 갈망, 요구를 파악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들어냈다. 이 고민의 결과물은 그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과정까지 이어진다.

22일 오후 2시에는 경력쉼에 대한 의미를 알아보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경력쉼 질문살롱’ 온라인 모임이 진행된다. 오는 29일에는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제주시 관덕로 44)에서 ‘나를 찾아가는 특별한 시간’을 주제로 퍼스널 브랜딩 강연과 공감토크, 플리마켓이 열린다.

출산과 육아로 사회활동 대신 가정에 머물면서 본인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여성들에게는 진지하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계기다. 지역주민 스스로 대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세상과 연결할 수 있는 재능을 발굴하는 주민 중심의 문제해결 과정인 셈이다.

김진희 대표는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를 이유로 하루 아침에 경력단절 여성이 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사회에서 정의한 ‘단절’이라는 단어로 인해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주로 만난 사이를 통해 ‘경력쉼’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정의했다”며 “경력쉼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대한 요구와 재능을 발굴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할 수 있는 활동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센터장 민복기)의 활동 지원사업 ‘제주로 만난 사이’의 전문가 기획사업 4개 중 하나다. 전문 매개자가 직접 이슈를 조사하고, 지역 주체를 발굴해 활동의 장을 기획·운영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한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이번 프로젝트와 함께 △제주의 쓰레기 유형을 조사하고 자원순환 방안을 시각화하는 ‘쓰레기 자원으로 만난 사이’ △농민과 해녀가 건강한 제주의 패스트푸드를 개발하는 ‘입말 음식으로 만난 사이’ △놀이공간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매거진으로 세상에 공유하는 ‘놀이로 만난 사이’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 기획사업과 함께 주민참여 공모사업도 진행됐는데 15팀 모집에 370여팀이 몰렸다. 결국 16팀을 추가 선발해 총 31팀이 일상에서 겪는 경험에서부터 지역사회의 현안까지, 제주의 삶에 관한 공통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경력쉼으로 만난 사이’ 워크숍은 경력단절 여성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오는 24일까지 온라인(bitly.kr/YMfVyyvyf)으로 신청하면 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