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로 증설-인력 증원 하루 100구씩 처리...화장요원 1명당 하루 16~17구 처리 ‘중노동’

3년 만에 찾아온 윤달로 도내 유일의 화장터인 제주양지공원도 바빠졌다. 역대 최대 규모의 화장 예약이 몰리면서 직원들 업무도 가중될 전망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윤달인 오늘(5월23일)부터 6월20일까지 양지공원에 개장유골 화장 예약 신청에 접수된 유골은 2900구다. 3년 전 2004구를 뛰어넘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혼잡을 줄이기 위해 4월23일부터 5월20일까지 29일간 하루 100구씩 온라인으로 신청이 이뤄졌다. 그 결과 접수 시작 1시간 만에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윤달은 태음력에서 1년 열두 달 외에 불어난 한 달을 의미한다. 송장을 거꾸로 세워 놓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탈이 생기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이장과 수의 장만에 나선다.

제주에서도 조상의 산소를 단장하거나 개장하는 문화가 있다. 특히 윤달 중 날을 정해 이장하는 관습이 있어 개장유골 화장건수가 평소보다 크게 증가한다.

2014년 윤달(10.24~11.21)에 접수된 개장유골은 1829구였다. 2017년 윤달(6.24~7.22)에 사상 처음 2000구를 넘어선데 이어 올해는 3000구에 육박했다. 

양지공원의 기존 화장로는 5개에 불과했다. 화장요원을 총동원해도 하루 70구 처리가 최대치였다. 제한된 시설에 인력도 부족해 직원들의 업무부담이 적지 않았다.

변화하는 장묘문화에 맞춰 제주도는 지난해 말 화장로를 8개로 증설하고 화장요원도 8명으로 확대했다. 하루 최대 처리 규모도 기존 70구에서 100구로 높였다. 

양지공원은 이미 예약된 윤달 화장과 별도로 하루 10구 안팎의 시신도 들어와 실제 처리규모는 110구를 오르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은 격무와 마주하게 됐다. 화장요원 8명은 매일 6명씩 교대 근무를 서게 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11시간 근무 일정이다. 

과거에는 밤 9시까지 장장 14시간에 걸친 중노동에 시달렸지만 근로기준법과 공무원 임용령이 개정되면서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주당 최대 35시간 안에서 일을 해야 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예약이 일찌감치 끝나 사전 준비를 해왔다. 매일 오전 7시부터 현장을 먼저 찾는 유골부터 화장을 진행해 예약된 유골에 대해 순차적으로 화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설비 확대로 하루 기준 유골 100개 처리는 가능할 것”이라며 “부득이한 경우 오후 6시 이후에도 작업을 진행해 유족들의 불편이 없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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