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8) normal 정상

nor·mal [nɔ́ːrməl] ɑ. 정상의, n. 정상(상태)
‘뉴 노멀’을 튼내며
(‘뉴 노멀’을 떠올리며)

normal은 norm ‘기준/규범’과 접미사 –al 의 결합이다. 이 norm이라는 어근(語根)에서 나온 낱말로는 normative ‘규범적인’, normalize ‘정상화하다’, enormous ‘거대한’ 등이 있는데, 이 norm의 범위 안에 있으면 normal ‘정상(正常)의’라고 하고, 이 norm의 범위 밖으로 벗어나면 ‘이탈(離脫)’을 뜻하는 접두사 ab-가 첨가되어 abnormal ‘비정상(非正常)의’라고 하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과거를 반성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자주 등장하는 말로서,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원래는 2007~2008년 진행된 세계 금융 위기(financial crisis)를 기점으로 선진국뿐만 아니라 그동안 빠르게 성장하던 신흥국들(newly industrialized countries)도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저성장(low-growth), 저금리(low-interest), 저물가(low-price), 고실업률(high unemployment rate) 등을 겪게 된다는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를 의미했지만, 지금은 경제 분야를 넘어서서 코로나 이후부터 부각되고 있는 원격진료(remote medical service), 비대면 수업, 비대면 쇼핑, 재택근무 등까지 망라하는 총체적 새 질서의 개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코로나19 이후 등장할 '뉴 노멀'에 따라 '정상의 비정상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온 인류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제주의소리

언어학적으로 보면, New Normal도 기존의 norm을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엄연히 abnormal이다. Old Normal에서도 벗어나고 abnormal과도 구별된다는 의미로 New Normal이라 명명(naming)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명명 속에는 새로운 질서가 제대로 자리 잡길 바라는 기대(expectation)가 담겨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닥쳐 올 이러한 변화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그 New Normal은 여지없이 Abnormal로 전락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정상의 정상화(normalization)’가 아니라 ‘정상의 비정상화(abnormalization)’가 나타나지 않도록, 온 인류가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야 하는 새로운 실험(experiment)의 시대가 도래(到來)한 것이다. (2020년 4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뉴 노멀’을 대체할 우리말로 ‘새 기준’ 혹은 ‘새 일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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