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2공항 반대 환경의 날 전국공동행동...4일 제주시청 앞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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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와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는 4일 제주시청 앞에서 환경의 날을 맞아 제2공항 반대 시위를 펼쳤다. ⓒ제주의소리

오는 5일 '2020 환경의 날'을 앞두고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와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는 4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앞에서 ‘2020 환경의 날! 제주를 지켜라! 제2공항 멈춰라!’ 행사를 개최했다.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홍영철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특별위원장은 여는말을 통해 “국토부와 제주도정은 지금의 사안을 명확히 보고 당장 제2공항 사업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이 활동을 멈추자 자연이 돌아오고 있다며 자본의 이익 극대화가 지구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우리는 코로나19로 인간 활동이 멈추자 환경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지구에겐 백신과 같다”며 “지금과 같이 소비나 자본의 이익만 추구한다면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제주는 관광에 집중된 경제구조로 인해 감염병 상황에서 취약한데 제2공항을 통해 관광규모를 키워 의존도를 높인다면 도민 삶의 질 저하와 미래 큰 불행을 불러올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숨골 공동조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단순한 싱크홀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숨골의 환경적 역할과 가치에 대해 무지몽매한 모습이다”라며 “도지사 역시 숨골을 확인해보려 하지 않고 국토부의 시녀 노릇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 위원장은 “이번 계기로 제주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며 “국토부와 제주도가 환경과 도민 삶을 무시하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도민의 결사적 투쟁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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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홍영철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특별위원장, 이진아 제주녹색당 운영위원, 양희주 제주여민회 사무국장. ⓒ제주의소리

이어 이진아 제주녹색당 운영위원과 양희주 제주여민회 사무국장이 회견문을 통해 설문대 할망이 만든 생명의 섬과 탐라의 역사가 개발로 인해 섬의 원형이 망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생명의 섬을 지키며 수백 년을 이어온 섬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자본과 탐욕은 섬사람들의 공동체를 말살하고, 제주 섬의 생태계를 파괴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관광개발을 명분으로 바다는 콘크리트로 덮이고 용암이 만든 제주의 하천과 자연습지는 형체를 알 수 없게 됐다”며 “중산간 초원지대는 골프장이 들어차 녹색사막이 됐고 곶자왈과 오름을 포위해 숙박시설을 만드는 등 섬의 자연은 착취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라고 강조했다.

제주 제2공항 계획은 환경과 도민 삶의 질, 제주의 미래가 고려되지 않았다며 건설세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갔다.

이들은 “토건세력은 도민 동의와 제주의 관광객 수용 능력을 무시한 채 건설계획을 강행하고 관광객을 공항 하나로 수용할 수 없다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당장의 개발이익만이 정책결정자들과 토건세력의 판단을 이끄는 기제다. 제2공항 건설세력은 스스로 생각한 대안과 입지를 이미 정해두고 짜 맞추기 용역을 통해 정당화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역시 날림으로 진행됐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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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주제2공항 반대 단체 및 참가자는 1시간 가량 시위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이어 도민 공동체와 제주 환경 가치를 보호하는 전국적 연대활동이 시작됐다며 제2공항 건설을 막아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제주를 개발이익에 희생당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생명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제2공항 건설계획은 하루빨리 철회돼야 한다”며 “난개발과 자본 경쟁이 지배하는 생산·소비 활동이 아니라 자연과 상생하는 경제활동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를 무자비한 개발과 탐욕스런 자본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제2공항 반대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대할 것”이라며 “마음을 모아 제주를 지키고 제주제2공항을 멈추는 길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파괴 우려가 있는 제2공항 반대를 연대키 위해 제주를 포함해 서울, 세종에서도 함께 진행됐다.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도민 갈등을 해소키 위한 국토부와 비상도민회의 간 4차례의 공개토론회가 앞으로 예정돼 있어 현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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