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 두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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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9) anonymity 익명성

an·o·nym·i·ty [æ̀nǝnímǝti] n. 익명성(匿名性)
익명성 두이 곱다
(익명성 뒤에 숨다)

anonymity는 an- ‘없이(=without)’와 onym ‘이름(=name)’의 결합에서 도출되었는데, 이 
onym을 어근으로 하는 낱말로는 anonym  ‘익명’, synonym ‘동의어(同義語)’, antonym ‘반의어(反意語)’, acronym  ‘두문자어(頭文字語)’ 등이 있다. 익명성이란 어떤 행위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는 현상을 뜻하는데, 지역·혈연적 결합이 붕괴되면서 사회통제가 미치지 않는 도시사회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대중화(popularization)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이러한 익명성은 특히 온라인 사이버 세계에서 쉽게 관찰된다. 면대면으로 소통하는 오프라인에서와는 달리 온라인상에서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익명성이 보장된 채 이루어지는 다양한 의사소통 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익명성을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진실하고 솔직한 의견 표명이 가능하다는 순기능적(functional) 측면도 있지만, 개인의 말이나 행동 등에 대한 책임이 약화되고 상대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 등의 사이버 테러를 유발하는 역기능적(dysfunctional) 측면도 공존하게 된다.

ⓒ제주의소리
익명성은 개인의 자유 의사 표현을 가능케 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른바 악플과 같은 심각한 언어폭력으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는 등 역기능도 존재한다. ⓒ제주의소리

이러한 역기능적 측면의 대표적 예가 익명성 뒤에 숨어서 험담하는 ‘악성 리플(reply)’, 그 줄임말로 ‘악플’이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여기저기에 비방하고 모욕하는 낙서(scribble)가 악플이었는데, 그런 낙서는 아무리 거친 표현이라고 할지라도 그 자리에서 끝날 뿐 널리 유통되진 않았으며 타인에게 끼치는 영향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난무하는 한풀이식 험담 악플은 광범위하게 전파되어 수많은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악플의 대상자에게는 목숨까지 앗아가는 심각한 언어폭력(verbal violence)이 되기도 한다. 평소에는 사회적 규범 때문에 억눌렸던 충동이 익명성 뒤에 숨는 순간 탈억제(disinhibition) 되면서 과감하고 거친 언행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한국적 문화도 작용을 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자신이 악플을 달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저지르기 쉬운 일들이 악플 등을 통해서 더욱 증폭되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에 대한 차별이 심한 한국적 문화도 한 몫을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와 ‘그들’로 나누어 전자에게는 우호적인(friendly) 태도를 취하고 후자에게는 배타적인(unfriendly)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서양의 악플에는 개인적인 성향이 많이 나타나는 반면, 한국에서의 악플은 집단주의적 성향이 많이 나타나며, 악플의 내용에서도 동일집단의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평가를 하지 않으면서 타 집단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평가를 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악플의 역기능에 대한 단기적 대책으로 2007년부터 ‘인터넷 실명제(real-name system)’가 실시된 적이 있지만, 그에 대해 2012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익명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주민등록정보의 노출에 따른 개인 인권의 침해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기적인 대책으로 인간과 인터넷 미디어 간의 올바른 관계를 맺어가는 미디어 윤리교육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만 한다.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 미디어와 함께 성장해가는 지금의 세대에게, 인터넷 미디어가 감정적 배설의 도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편리하고 고마운 도구라는 점을 지금부터라도 올바르게 체득(acquisition)시켜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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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영 2020-06-10 00:38:00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게되고 끔찍한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인간이 만들어논 인터넷세상에의해 우리가 병들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들 힘내시고 좀더 밝은 미래를 향해 차근 차근 세로운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아자 아자 화이팅!!!
1.***.***.102

정애 2020-06-06 22:25:58
멋지다.
미디어가 소통이 도구임에도 고마운 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는 의견이 참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220.***.***.250

tonarvik 2020-06-06 11:32:1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필요한 부분...
교육에 더욱 힘써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을 특별히 해야만 함을 알려주어야 할것 같습니다
어린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누군가를 만나면 공손하게 인사하는 법부터 배웠듯이 미디어공간 안에서의 관계에 있어서도 예의범절이 필요함을 아이들에게 특별하게 가르쳐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합니다.
112.***.***.84

anonymous 2020-06-06 10:32:36
익명성 두이 곱다 가 무슨 말일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이것이 “한줄 제주어”의 백미군요!
183.***.***.101

Anonym 2020-06-06 08:46:1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미디어윤리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인것 같습니다.
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