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만난 사이] (4) 놀이터 현황 분석부터 대안제시까지..."놀 권리도 불평등"

주민들이 공통의 관심사에서 문제를 발굴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사회혁신이 제주에서 활발하다.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에서 진행하는 ‘제주로 만난 사이’는 이 같은 일상의 문제해결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주민참여와 사회적협력을 통한 지역혁신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이번 사업 중 전문가 기획사업 4개를 차례대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에서 참여워크숍을 진행중인 커뮤니티.DA 고윤숙 대표와 플레이메이커 인 제주 구성원들. ⓒ제주의소리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에서 참여워크숍을 진행중인 커뮤니티.DA 고윤숙 대표와 플레이메이커 인 제주 구성원들. ⓒ제주의소리

제주시 한림읍에 거주하는 김연희씨는 아이가 놀이터를 가자고 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학교 주변 놀이터까지 도보 이동 인도가 확보되지 않아 아이를 혼자 보내기 불안하기 때문이다. 아예 먼 곳에 있는 놀이터로 차를 타고 간 적도 많다. 한림읍의 놀이터는 13개로, 제주시내 동 지역과 2~12세 아동 100명당 놀이터 개수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낮다.

비단 김씨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엄마 활동가들 모임인 ‘플레이메이커 인 제주’와 고윤숙 커뮤니티DA 대표가 ‘놀이로 만난 사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이유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제주의 놀이터 현황과 인식을 조사하고 세 차례 참여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과정과 결과를 통해 ‘제주의 놀이 활동 활성화를 위한 우선순위 과제’를 도출하고 놀이혁신사례를 만들기 위해 민관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 대표는 “어린이 놀이권에 대한 사회 공감대 형성과 정책적 노력, 놀이 친화적인 인식과 태도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일상 공간의 빠른 변화를 가져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온오프라인 공동체 안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며 놀이할 때 사회력을 갖춘 창작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접근가능한 제주지역의 공공 놀이터 현황. 동지역과 읍면지역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읍면지역 중에서도 영어교육도시 인근 지역은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 / 자료분석 및 제공=커뮤니티.DA ⓒ제주의소리
접근가능한 제주지역의 공공 놀이터 현황. 동지역과 읍면지역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읍면지역 중에서도 영어교육도시 인근 지역은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 / 자료분석 및 제공=커뮤니티.DA ⓒ제주의소리
접근가능한 제주지역의 공공 놀이터 현황. 이도2동의 경우 놀이터 개수가 48개로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인구 대비 놀이터 수를 따져도 가장 앞선다. 원도심에 있는 삼도 1동, 일도 2동, 건입동에 비하면 10배 차이다. / 자료분석 및 제공=커뮤니티.DA ⓒ제주의소리
접근가능한 제주지역의 공공 놀이터 현황. 이도2동의 경우 놀이터 개수가 48개로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인구 대비 놀이터 수를 따져도 가장 앞선다. 원도심에 있는 삼도 1동, 일도 2동, 건입동에 비하면 10배 차이다. / 자료분석 및 제공=커뮤니티.DA ⓒ제주의소리

놀이 활동가를 꿈꾸는 ‘플레이메이커 인 제주’ 구성원들은 놀이를 단순히 장소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배은영 씨는 “놀이라는 말은 명사가 아닌 ‘놀자’라는 동사에서 출발할 때 문제해결방법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의 놀이에 대한 문제탐색과 대안이 담긴 ‘뭐든, 놀이’ 매거진을 발행하고 도내 수눌음육아나눔터 36곳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의 활동 지원사업 ‘제주로 만난 사이’ 중 전문가 기획사업의 일환이다. 전문 매개자가 직접 이슈를 조사하고, 지역 주체를 발굴해 활동의 장을 기획·운영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한다.

제주시 소통협력센터는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사회 현안을 문제가 아닌, 가능성으로 보면서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여러 실험을 시도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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