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수온 높아지며 해조류 끝부분 녹는 ‘끝녹음’ 현상 발생...도 “점점 줄어들 것”

 

예찰 중 나타난 괭생이모자반. 사진 = 인터넷신문 공동취재단.

최근 제주 연안을 공습하며, 조업하는 어선의 안전을 위협하고 해안가 악취까지 내뿜던 중국발 괭생이모자반 발생이 최대 정점을 찍고 점차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괭생이모자반을 예찰하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관공선 ‘영주호’는 8일 오전 9시30분께 제주항 제2부두를 출발해 애월읍 앞바다로 향했다. 제주도청 출입기자들도 동승해 현장취재를 벌였다. 그러나 최근 급증했던 괭생이모자반은 이날 눈에 띄지 않아 비양도 인근 바다서 배를 돌렸다.

앞서 작업을 위해 애월읍 인근 바다에 투입된 한국어촌어항공단 작업선 2척은 수거할 대규모 괭생이모자반 덩어리를 찾지 못해 연안을 살피고만 있었다. 제주시 구좌읍 인근 작업선 역시 모자반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은 대규모 띠 형태로 해상에서 덩어리를 이루어 흘러다닌다. 

해안선으로부터 3~5km 떨어진 바다에서는 지름 1~5m 규모의 괭생이모자반 덩어리가 종종 발견됐으나, 이날은 규모가 큰 괭생이모자반은 대부분 자취를 감춘 모습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공선 영주호는 8일 오전 9시30분께 제주항 제2부두를 출발해 애월읍 인근 바다까지 예찰을 진행했다. 사진 = 인터넷신문 공동취재단.
예찰 중 나타난 괭생이모자반. 사진 = 인터넷신문 공동취재단.

제주도는 6월에 접어들면서 수온이 올라감에 따라 해조류의 끝부분이 녹아 뿌리만 남게 되는 ‘끝녹음’ 현상으로 인해 괭생이모자반이 자연적으로 사라진 탓으로 분석했다.

괭생이모자반 제거 속도를 높이고 도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주도는 한국어촌어항공단 3척, 해양환경공단 2척, 제주시 임차 선박 1척 등 50~60톤급 선박 총 6척을 투입했다. 추가로 경남 남해서 제주를 지원키 위해 8일 1척이 출발, 9일부터 제주해상에서 수거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또 국립수산과학원은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3~4월 중국과 공동 조사를 실시하려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 5월 15일 괭생이모자반 유입 관련 13개 유관기관 협업 체계를 마련하고 대책회의를 통해 자체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일에는 대책회의에서도 괭생이모자반의 최대 유입량이 이미 정점을 찍어 앞으로는 차차 감소할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제주도 해양수산국 관계자는 “위성과 현장 예찰 결과 괭생이모자반이 많이 줄어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민 피해를 줄이고 깨끗한 제주 바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동근 도 해양수산국장은 “괭생이모자반이 당장 보이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예찰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제주해수욕장 개장이 7월1일로 예정됐는데, 해변으로 괭생이모자반이 유입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괭생이모자반을 찾기 위해 선박 항해사들이 쌍안경을 통해 바다를 살피고 있다. 사진 = 인터넷신문 공동취재단.

괭생이모자반은 모자반과의 해조류로 공기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탓에 봄철에 암반에서 떨어져 나와 해안을 떠다니다 조업하는 선박의 스크류에 걸려 고장을 유발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괭생이모자반을 피하기 위해 곡예 운전을 하던 선박이 좌초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한편 7일 기준 제주도의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은 5061톤을 넘어섰다. 수거 인력만 총 3500여명이 투입됐다. 괭생이모자반은 2017년 4407톤, 2018년 2150톤, 2019년 860톤이 수거된 바 있다. 현재 기준으로도 최근 5년간 올해 수거량이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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