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김 서귀포시장 내정자 제주 대정읍 소재 불법건축물서 술자리 후 음주운전

[기사 수정: 12일 오후8시] 지난 3월 만취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적발 당일 지인들과 술을 마신 장소가 무허가 불법건축물임이 취재 결과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해당 건물은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모 관광시설 내에 있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 서귀포시 부시장을 지낸 김 내정자가 관내의 불법 건축물에서 건물주 K씨 등과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건물주 K씨는 과거 도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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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음주운전 적발 당일 저녁 술자리를 가졌던 서귀포시 대정읍 모 관광시설 내 연회장소. 허가받지 않은 이 건물은 연회 장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건물 중앙에 병풍식 유리문인 ‘폴딩도어(Folding Door)’가 설치돼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취재 결과 김 내정자는 3월26일 오후 9시45분쯤 제주시 노형동 노형중학교 정문 앞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차를 몰아 집까지 150m 가량을 운행했다.

김 내정자는 이 과정에서 도로 옆 연석과 가로등을 들이 받고도 별다른 조치없이 다시 차를 몰아 집까지 도주하다, 이를 지켜본 택시기사와 시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출동한 노형지구대 경찰이 자택에 있던 김 내정자를 상대로 음주 사실을 확인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01%의 만취 상태였다.  

검찰 수사 결과 김 내정자는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건물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을 이용해 제주시내까지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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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음주운전 적발 당시 술자리를 가졌던 서귀포시 대정읍 모 관광시설 내 연회장소. 허가 받지 않은 이 건물은 내부에 냉난방, 음향장비, 주방시설 등을 갖춘 연회 장소로 불법 용도변경돼 사용되고 있었다. 무쇠 화로와 구이용 그릴이 설치돼 있고, 다수의 음료-주류 등이 놓여있다.  ⓒ제주의소리

문제는 이곳이 건축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불법건축물이란 사실이다.

건물 내부는 연회를 즐길 수 있도록 완벽한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냉난방 시설은 물론 주방시설과 테이블·의자, 쇼파, 와인냉장고, 음향장비, 구이용 화로까지 갖춘 불법 용도변경 건물이라는 점이다. 

김 내정자가 이날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곳은 대정읍 지역유지 K씨가 조성한 야외 관광지 부지 내 별채 개념의 건물이다. 해당 관광지 뒷길로 들어서면 문제의 건물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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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음주운전 적발 당일 술자리를 가졌던 서귀포시 대정읍 모 관광시설 내 연회장소 뒷편에는 술병이 쌓여있었다. ⓒ제주의소리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음주운전 적발 당시 술자리를 가졌던 서귀포시 대정읍 모 관광시설 내 별채 뒷편에는 전기시설까지 연결된 트리하우스(Tree house)도 설치돼 있다. ⓒ제주의소리

건물 외부 한쪽에는 마시고 버린 빈 와인병 수십개가 수북이 쌓여있다. 와인냉장고에도 와인을 바롯한 각종 술들이 가득 채워져 있고, 직접 담근 것으로 보이는 큼직한 과일주 통도 주변에 목격됐다.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해온 공간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같은 부지에는 허가 없이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트리하우스(Tree house)도 설치돼 있었다. 고기류를 구울 때 사용하는 무쇠 화로와 그릴 등의 장비도 눈에 띄었다.

실제 [제주의소리]가 교차 취재한 결과 와인애호가인 K씨는 이곳에서 지인들을 여러 차례 초대해 와인파티 등 연회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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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음주운전 적발 당일 저녁 술자리를 가졌던 서귀포시 대정읍 모 관광시설 내 연회장소. 건물 내부에는 냉난방시설을 비롯해 냉장고, 주방시설, 쇼파, 테이블, 앰프, 음향장비 등 웬만한 주택 못지않은 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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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음주운전 적발 당일 저녁 술자리를 가졌던 서귀포시 대정읍 모 관광시설 내 연회장소. 한쪽에 와인냉장고에 와인을 비롯한 다양한 주류들이 보관되어 있다.  ⓒ제주의소리

행정당국 확인 결과 이와 같이 불법 건축물에 대해서는 원상복구 계고 조치에 이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시 고발 조치까지 이뤄져야 한다.

김 내정자가 해당 건물의 위법성을 인지했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으나, 1987년 공직에 입문해 행정관료 경험이 30년 넘었고, 최근까지 관할 서귀포시 부시장을 지낸 상황이라 이날 부적절한 공간에서의 술자리가 음주운전으로 이어져 비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 내정자의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10일과 11일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 회신도 없는 상태다. 

김 내정자를 초청해 술자리를 가졌던 K씨는 "(김 내정자와는)평소 전화로 안부를 묻고 지내던 사이로, 재임 중에는 한 번도 만나본 적도 없다가 퇴임 후에 연락이 닿아 간단히 가진 술자리였다. 간단하게 지인을 만난 자리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건축물과 관련해서는 "일하는 직원들이 라면도 끓여먹고 쉬는 공간으로 활용된 것은 사실이다. 잘한 일은 아니지만, 나쁜 의도를 갖고 한 것은 아니라고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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