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이사장 기자간담회서 "문화 정책 도에 제안"...아트플랫폼 등 현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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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제주의소리

이승택 신임 제주문화예술재단(재단) 이사장이 기획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판’을 만들고, 나아가 제주에 맞는 문화 정책까지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예민한 현안들에 대해선 선명한 구상이 제시되지 못했다. 

10일 오전 예술공간 이아에서 열린 이사장 취임 첫 기자 간담회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기획’이다. 기획과 네트워크를 통해 ‘문화 판’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수 차례 강조했다. 이승택 이사장은 고향 서귀포에서 ‘문화도시공동체 쿠키’를 운영하면서 지역 문화 활동에 매진했고 문화 사업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컨설턴트로도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제주에는 문화 기획자가 지금보다 더 많아야 한다고 본다. 예술가에 비해 부족한 기획자가 늘어나면 (문화) 판이 넓어지고 다양해지면서 지역 예술인 역시 많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획 마인드가 있는 재단 직원과 민간 기획자가 상시적인 소통이 가능하도록 프로젝트성 임시 조직 등을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특히 “재단은 서포팅, 지원하는 조직이지 직접 필드에서 뛰지 않는다”는 자신만의 재단 운영 철학을 제시했다.

이승택 이사장은 “제주도의 문화 정책을 재단이 주도해서 생산하고 제주도에 제안하는 방식을 만들겠다”면서 “제주도청, 행정시의 문화 예술 부서와 재단이 함께 문화 정책을 만드는 협의회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발언이 끝난 뒤 질의에서는 내년으로 다가온 재단 창립 20주년을 준비하는 자세, 제주아트플랫폼 사업 방향, 코로나19에 따른 내년 지원 사업 변화 등에 대해 답했다.

이승택 이사장은 20주년 준비를 묻는 질문에 “일단 지난 과정에 대한 내부 반성이 필요하다. 반성으로 현황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미래를 그릴 수 있다. 경영 평가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올해 여름이 지나기 전에 어느정도 20주년에 대한 밑그림이 나오겠다. 현장 예술인들의 의견을 모아서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겠다. 기념사업으로는 지금까지 재단 활동을 모아놓는 아카이브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에 대해서는 “현재 다섯 차례 타당성 검토위원회가 진행됐고 도민의 뜻을 모아가는 과정 중이니 지켜봐야 한다. 도민 의견을 듣는 집담회가 남아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모이기가 어려워졌다.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일정을 모색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술 창작 여건이 달라지면서 내년 지원 사업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창작자가 개인적으로 준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기획안 작성, 비대면을 고려한 영상 제작, 콘텐츠 유통 같은 필요한 과정을 재단이 도운다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단순 창작 지원을 넘어 창작자들의 역량을 키우는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주에 국한되지 않은 전국적 기획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 시대 흐름에 맞는 수준의 예술을 만들어야 한다. 네트워크로 기획하고 발굴하고 판을 만드는 재단의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의견을 냈다.

일부 직원 반발을 가져온 공간사업기획단 TFT 조직에 대한 후속 조치는 “고민이 많다"면서 "인력에 맞는 신규 사업을 생산하겠다. 공간 전문가도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내부에서 안고 가야할 것 같다”고 어려움을 피력했다.

재단 이사장 공모에도 참여했으며 도청에서도 함께 근무했던 전 제주도청 협치정책실장 K씨가 향후 재단에서 역할을 맡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이 있겠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제주도경관위원장 겸직 논란에 대해서는 “왜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융·복합 할 수 있는 기회가 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예술인 복지에 대한 질문에는 “예술인 복지는 사회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일이다. 재단 차원에서 꼭 챙겨야 한다. 로드맵을 정해서 가야 하는 상황인데, 예술인 복지를 전담할 조직이나 센터를 만드는 것은 재단만의 문제가 아닌 인사, 예산 등 여러 가지 외적인 부분과도 연결돼 있다.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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