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웹접근성 조사, A등급 '0곳'-절반 이상 D~F등급

제주지역 일부 공공기관의 장애인 웹 접근성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대상 100곳 중 A등급은 한 곳도 없었고, 절반 이상은 D~F등급의 '낙제점' 수준이었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석 달간 실시한 '2020 제주지역 웹 접근성 모니터링 조사 결과보고'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등록된 공영관광지 35곳과 제주도관광협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관광지 37곳, 지난해 모니터링 대상지 중 D등급 이하의 점수를 받았던 관공서, 공공기관, 유관기관 등 28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평가 대상 전체 100개 사이트 중 사이트 운영 중단 3개의 사이트를 제외한 97개의 사이트의 평균 평점은 52.8점으로 '심각' 수준인 E등급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매우 미흡하다는 결과다.

웹 접근성이 양호한 수준인 B등급 이상의 사이트는 10개로 전체 97개 사이트 중 10.3%에 불과했다. A등급은 한 곳도 없었다. 97개 웹사이트 중 웹 접근성 품질인증 마크를 획득한 사이트는 단 3개였다.

반면, 접근성이 현저히 낮은 E~F등급 사이트는 55개로 전체 56.7%에 달했다. 조사 대상 웹 사이트의 절반 이상이 웹 접근성이 상당히 미흡하거나 이용이 아예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악된 결과다.

지난해 조사에서 D등급 이하였던 사이트 27곳의 평균 점수는 48.4점이었으나, 올해 해당 사이트의 평균 점수는 54.7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신용보증재단 △제주전자무역지원시스템 △제주도체육회 △제주대중앙도서관 등은 오히려 점수가 떨어졌다.

공영관광지 및 관광지의 경우 조사된 70개 사이트에서 우수한 수준의 B등급 사이트가 8개, 보통 수준의 C등급 사이트도 8개에 그쳤다, 나머지 54개 사이트는 D~F등급이 매겨졌다.

하위 등급 55개 사이트는 주메뉴와 본문 등 핵심 콘텐츠에 스크린 리더나 키보드 접근이 어려웠으며, 모든 기능을 키보드로만 사용할 수 없는 문제 등이 발견됐다.

조사를 수행한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공공기관 사이트 이용은 지역주민으로서 당연히 향유 할 수 있어야 하는 권리"라며 "2009년부터 공공기관의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됐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함에도 여전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혹은 더 퇴보되는 웹 사이트도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제주의 경우 관광업이 주요 산업이며 국내 관광객의 60.1%가 여행정보를 인터넷 웹 사이트 또는 앱을 통해 여행 정보를 습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제주도에서 관광지의 웹 사이트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아직도 비장애인 중심으로 사이트를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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