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진기] (30) 코로나로 체감하는 당연한 일상의 소중함

'제주 청진기'는 제주에 사는 청년 논객들의 글이다. 제주 청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청년이 함께 하면 세상이 바뀐다.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에서,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 청년들의 삶, 기존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서브컬쳐(Subculture)에 이르기까지 '막힘 없는' 주제를 다룬다. 전제는 '청년 의제'를 '청년의 소리'로 내는 것이다. 청진기를 대듯 청년들의 이야기를 격주마다 속 시원히 들어 볼 것이다. [편집자]
지난 6월 5일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 특별 무대 모습. 출처=JTBC 유튜브.
지난 6월 5일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 특별 무대 모습. 출처=JTBC 유튜브.

지난 백상예술대상 중 ‘당연한 것들’이란 축하공연이 있었다. SNS 공개 후 3일 만에 조회수가 100만이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이끌었다. 거리를 걷고, 친구를 만나고, 마주 보는 것들. 이런 일상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힘내고, 웃어보자는 이 무대는 우리 일상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했다.

코로나19로 우리는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지인과 만나는 일에 조심스럽고, 축하와 위로가 필요한 초대하거나 참석하는 일도 미안함을 느낀다. 활기차던 공간들은 기약 없이 문을 닫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이야기하고, 즐기던 사회가 이제는 서로 조심스러운 사회가 되어버렸다. 언제가 될지 모를 다시 편하게 ‘당연히’ 만날 수 있는 그날만 기약하면서 말이다.

우리가 누렸던 많은 것들에는 숨겨진 것들이 많다. 우리가 이용하는 많은 제품에는 밤 늦도록 일하는 누군가의 땀과 고민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편히 이용하는 서비스에도 이용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서 누군가의 목숨이 담보될 정도의 위험함과 감정노동도 함께 한다. 비용을 지불했다고 모든 것이 당연하게 넘어갈 수는 없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건 당연한 거 아니에요?”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말이 나온 전제들은 사회의 관념들이 대다수다. 예를 들면 ‘제주의 결혼 문화 중 신랑은 집, 신부는 혼수’, ‘추가 근무를 하지 않으면 열정이 없다’, ‘내가 내는 비용에는 종업원의 서비스도 포함되니깐 손님은 왕이다.’ 이런 말들로 우리는 타인에게 많은 것을 강요한다. 과연 이런 내용들이 앞으로 우리 미래에도 계속 되어질 관념일까.

코로나 이전에도 우리 사회는 변화가 시작되었다. 삶의 이행기 속에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결혼은 이제는 선택사항이라는 인식이 크다. 노동에 있어서도 평생직장이란 말은 사라졌고, 자신의 삶에 일부로 여겨진다. 무엇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미덕으로 나타나고 있다. 차별에 대해 더 이상 넘어가지 않는 것도 변화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 없이 사회의 관념으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연륜으로 얻어지는 권리, 남성으로 태어난 것으로 얻어진 권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관념들은 우리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진 차별들이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당연함이 얼마나 소중한 지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당연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그 당연하다는 말로 넘어갔던 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시간도 되길 바란다.

박경호(34)는?

"제주 청년, 사람을 연결하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청년이다. 2015년 제주사람도서관, 제주청년협동조합을 함께 하면서 많은 사람들, 특히 청년들을 만나왔다. 그 과정에서 청년들과 함께 재미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며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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