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몰려 간 1천여명 해녀들, “해녀문화 무시한 道조직개편, 절대 안돼”

민선 7기 원희룡 제주도정이 후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해녀문화유산과를 통폐합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각 지역 해녀들이 제주도청 앞에 몰려와 이를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도어촌계장연합회 등 어촌계 관련 단체와 지역 해녀 등은 26일 오전 10시 집회를 갖고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조직개편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주최측 추산 1000여명의 해녀들은 '제주해녀 대표하는 해녀과를 살려내라', '일만해녀 열받았다 해녀들을 농락하냐', '못배웠다 무시하냐 해녀들도 알고있다', '선거전엔 허리굽신 선거후엔 내무리냐(‘나무라다’ 의미의 제주어)'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손에들고 구호를 외쳤다.

요구사항을 전달한 후에는 물질 도구인 '태왁'과 '해녀복' 등을 제주도에 내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더이상 해녀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날 집회는 제주도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해녀문화유산과를 해양산업과와 통합해 '해양해녀문화과'로 개편하는 안을 제시함에 따라 이에 반발하는 성격으로 열렸다.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해녀문화유산과는 지난 2016년 제주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이듬해인 2017년 해녀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담당 부서다. 해녀들은 해녀문화 전담 부서가 사라질 경우 해녀 관련 추진중이던 사업에 차질이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기철 제주어촌계장연합회장은 "얼마나 기가 막혔으면 이렇게 많은 해녀들이 한꺼번에 모였겠나. 해녀문화유산과가 생긴지 1000일도 지나지 않았다. 3년도 안된 과가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했다면 걷게끔 힘을 내게 해주는게 맞지, 왜소한 조직이라고 하루 아침에 없애는게 말이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우리의 할머니와 어머니와 삼춘들이 물질로 제주의 삶을 견인했다. 제주도민들도 막대한 시간을 들여 그 숭고한 문화를 유네스코에 등재했고, 그 첫 단추로 해녀문화유산과를 설치했다"며 "제주해녀문화유산 대대로 키워보겠다고 해서 과를 만들었는데, 능력이 모자라면 능력을 키울 생각을 해야지,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해녀유산을 뺏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강애심 제주도해녀협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예산이 어려우니까 해녀문화유산과를 없앤다고 하더라. 사방이 바다인 제주에 해녀의 자녀가 아닌 분이 몇이나 되겠나. 살미 좀 나아지니까 해녀들을 나몰라라 업신여기겠다는 것이냐"며 "제주도에 하고많은 과 중에 이제야 설리된 해녀과를 없애는 것은 해녀를 무시하는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해녀문화유산과 소관 예산을 다루는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의 고용호 위원장도 단상에 올라 "의회에서도 해녀 여러분의 편에 서서 삶의 질이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 힘을 실어주시면 해녀유산과를 지켜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는 논란이 일고 있는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7월 중 제주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태왁을 제주도청 앞에 내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태왁을 제주도청 앞에 내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해양문화유산과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지역 해녀들이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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