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관내 축산농가에 라디오 켜고, 조명 설치해 야생 들개 피해 예방 홍보키로

지난 28일 야생들개가 제주시 한림읍 한우농가에 침입해 송아지를 공격하고 있다. ⓒ제주의소리TV 갈무리.
지난 28일 야생들개가 제주시 한림읍 한우농가에 침입해 송아지를 공격하고 있다. ⓒ제주의소리TV 갈무리.

최근 제주에서 야생 유기견으로 추정되는 들개들이 한우 농장을 습격해 송아지 4마리를 물어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행정이 들개 피해 예방법으로 라디오와 조명 설치를 제시했다.

30일 제주시는 각 읍·면·동 주민센터를 통해 도내 축산농가에 들개 피해를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피해 예방을 위해 들개 침입이 우려되는 심야 시간대 라디오를 켜고, 조명을 설치해 마치 농장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함으로써, 들개 침입을 예방한다는 것이 골자다.  
 
제주시는 관내 말 578농가와 소 434농가에 중점적으로 들개 피해 예방책을 홍보할 계획이다. 말과 소의 경우 다른 동물에 비해 울타리 기둥 사이의 간격이 넓어 야생들개가 쉽게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들개가 축산농가를 습격해 동물을 물어 죽이거나 농작물을 파헤쳐 피해를 주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들개의 경우 야생유해동물로 지정되지 않아 생포만 가능해 농가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라디오를 켜고, 조명을 설치하면 들개가 사람이 있다고 오인해 침입을 주저할 수 있다. 축산농가에 이 같은 내용을 홍보해 들개 피해를 예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8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 한우농가에 들개 6마리가 침입해 생후 3개월 송아지 4마리를 물어 죽였다.
 
어미소와 별도로 마련된 축사에 습격한 들개는 자신들보다 몸집이 큰 송아지를 공격했다. 2마리는 곧바로 폐사했으며, 크게 상처를 입은 2마리도 바로 폐사했다.
 
제주시 등에 연도별 도내 야생들개 피해는 ▲2018년 13건 ▲2019년 12건 ▲2020년 6월까지 3건 등이다.
 
야생들개 피해를 입은 동물 종류는 닭과 송아지를 비롯해 거위, 오리, 흑염소, 기러기 등으로 다양하다. 2018년 서귀포 남원읍 한남리 한 농가에서는 무려 닭 500마리가 들개 피해를 입었다.
 
야생들개는 일반 반려견과는 달리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띈다.
 
야생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반려견과 달리 사람을 마주쳐도 피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대응한다. 제주마방목지에서 말을 공격하는 들개가 발견된 바 있으며, 제주 산간에서 들개에 물려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노루 사체도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제주에서 야생 들개의 습격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행정이 예방책으로 내놓은 라디오와 조명 설치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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