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민연대 “상하수도 교체 등 근본적인 해결 시급해”

자구리해안 우수관에서 정화되지 않은 우수가 무단으로 방류되고 있다. 제공=서귀포신문.
자구리해안 오수관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무단으로 방류되고 있다. 제공=서귀포신문.

제주 서귀포시내와 마주한 자구리 해안에 오수가 무단으로 방류되고 있어 시민들이 분개하고 나섰다. 문제는 방류 문제를 행정이 이미 알고 있음에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귀포시민연대(대표 강영민, 시민연대)는 3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서귀포시 자구리 해안 오수 방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비가 오는 날이면 자구리 공원 남쪽 바다로 오수가 집중 배출돼 악취 냄새가 난다는 주민 제보가 최근에 있었다”면서 “제주도 상하수도 관계자 또한 자구리 공원 남쪽에 자구리 펌프장이 있고, 펌프장에서 보목 하수처리장으로 오수를 송출하는데 그 용량이 초과하면 오수의 일부를 해안으로 방류한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더욱 심각한 것은 오래 전부터 이런 방식으로 용량이 초과된 오수를 처리해 왔으며, 서귀포시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자구리 펌프장에 빗물이 유입되는 상태다. 보목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오수에 빗물이 섞이면서 펌프 기능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우수 일부를 바다에 유출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구리 펌프장에 정화 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예산 문제를 들며 확답은 하지 못했다.

자구리해안 우수관에서 정화되지 않은 우수가 무단으로 방류되고 있다. 제공=서귀포신문.
자구리해안 오수관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무단으로 방류되고 있다. 바닷가와 색깔이 선명하게 차이가 난다. 제공=서귀포신문.

시민연대는 “자구리 해안 일대는 시민공원이 조성돼 있어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칠십리 음식특화 거리도 인접해 있다. 여름철이면 아이들과 가족들이 자구리 해안에서 경치를 즐기기도 하고 멱을 감기도 하는 곳”이라며 “오래전부터 문제된 오수 용량 초과 문제를 대책도 없이 바다로 오랜 시간 방류해 왔다니, 무책임한 제주도 행정의 민낯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제주도는 해당 지역의 기본 오수 용량 초과에 따른 처리 문제조차도 해결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해왔다. 그런데 서귀포 자구리 해안 일대에 해중경관지구조성사업 같은 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기본적으로 환경에 대한 개념도 철학도 없는 개발 이익에 눈먼 행정의 단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시민연대는 “근본적으로 오래된 상하수도와 오수관의 정비 작업, 펌프장과 하수처리장의 확충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재정적인 문제를 핑계로 자구리 해안의 사막화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행정의 안일한 미봉책으로 서귀포 자구리 해안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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