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정해수욕을 뛰어 넘어 한해 20만명이 찾는 제주 월정해변이 올 여름에도 지정해수욕장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제주도는 1일부터 도내 11개 지정해수욕장을 일제히 개장했지만 월정해수욕장은 종달과 한담, 세화해수욕장과 함께 비지정해수욕장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당초 제주시는 올 여름 월정해수욕장을 지정해수욕장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2019년 11월부터 총사업비 20억원을 투입해 각종 시설 공사를 추진해 왔다.

해수욕장 지정을 위해서는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6조(해수욕장의 지정)에 따라 규정된 시설 및 환경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후 도지사가 지정 고시를 할 수 있다. 

시설 기준은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근거한 길이 100m, 폭 20m 이상의 백사장과 화장실, 탈의시설, 샤워시설, 각종 편의시설 등이다.

제주시는 올해 6월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해수욕장협의회를 거쳐 7월부터 지정해수욕장 개장을 검토했지만 4월10일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파업 돌입으로 계획이 틀어졌다.

핵심 시설인 종합상황실 건물 1층의 화장실과 샤워실, 탈의실 골조 공사를 마치고 2층 벽체 작업을 진행하던 중 시멘트 공급이 끊기면서 공사가 전부 멈춰 섰다.

6월10일부터 BCT 노동자들이 파업을 전면 철회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현재까지 시설 공사가 이뤄지면서 해수욕장 폐장이후인 올해 9월에야 준공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 사이 이용객들은 차량이 오가는 공사 현장 옆에서 물놀이를 즐겨야할 처지에 놓였다. 지정해수욕장 전환 지연으로 안전요원 배치와 코로나19 방역 시설 설치도 없던 일이 됐다.

월정해수욕장은 지정해수욕장인 김녕과 표선, 삼양, 화순해수욕장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여름 김녕해수욕장을 찾은 이용객은 8만7000명이었다.

제주시 관계자는 “얘기치 않게 공사가 지연돼 물리적으로 지정해수욕장 전환이 어려워졌다”며 “공사가 끝나면 하반기 해수욕장협의회를 열어 지정해수욕장 전환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도내 지정해수욕장은 제주시 이호테우, 삼양, 협재, 금능, 곽지, 김녕, 함덕, 서귀포시 중문색달, 신양섭지, 화순금모래, 표선해수욕장 등 모두 11곳이다. 나머지 18곳은 비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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