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지급보증 문제 해소를 위한 마지노선을 통보했다. 항공업계는 사실상의 결별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6월30일자로 양사의 인수·합병(M&A) 작업과 관련해 선결 과제 이행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스타항공 지분 헌납과 타이이스타젯 항공기 임차 과정에서 발생한 지급 보증 문제 해결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측 설명과 달리 지급보증과 미지급 채무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10일 이내 관련 문제를 해결하라는 공문을 1일 발송했다.

이스타항공이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M&A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제주항공이 언급한 선결조건은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총판 타이이스타젯의 지급 보증 해소와 이스타항공 임직원의 체불 임금 지급,  지금껏 연체된 각종 미지급금 해결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이스타항공이 확보해야할 재원을 최소 8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측은 모두 정확한 금액에 대해서는 외부 공개를 꺼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서 막대한 재원을 짧은 기간에 확보할 가능성은 낮다. 업계에서 주식매매계약 파기를 전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계약을 위한 선결조건을 이스타항공이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라며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10영업일이 경과하면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292억원과 영업손실 657억원, 당기순손실 101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도 880억원대 영업손실이 점쳐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경영난 해소를 위해 15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1178억원은 채무상환, 나머지 407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지분율 7.75%로 제주항공의 2대 주주인 제주도에서도 유상증자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제주도 보유 주식은 204만2362주, 2일 기준 주식가치는 346억8000만원 상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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