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선행조건 이행되지 않으면 계약 해지"

제주항공이 10영업일 이내 선행조건을 완료하지 않으면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을 해지하겠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따라 오는 15일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여부가 최종 판가름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7일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제주항공 입장’을 통해 “우리(제주항공)는 지난 1일 이스타측에 10영업일 이내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스타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스타측에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구조조정 등 경영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은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인수를 추진하기 이전부터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었고, 매수인의 입장으로서 이스타항공의 향후 계획 등을 문의했을 뿐이라며 사실에서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반박 입장문을 내놓은 지 하루만에 다시 입장문을 내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 측에서 계약의 내용과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 발표해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됐다. 특히 엄격히 비밀로 유지돼야 하는 민감한 내용인 양사 최고 경영자 간의 통화내용이나 협상 중 회의록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는 비도덕적인 일도 발생했다.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이스타 측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의 경영 상 어려움으로 양사 간 협의를 통해 이뤄진 운항중단 조치를 마치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매도한 것은 당시 조업 중단, 유류 지원 중단 통보를 받아 어려움에 빠진 이스타항공을 도와주려던 제주항공의 순수한 의도를 왜곡한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노조에서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는 증거로 언론에 공개한 자료에 구조조정 목표를 405명,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이라고 기재된 파일이 있었는데, 이는 3월 9일 낮 12시 주식매매계약 후 양사가 첫 미팅을 했고 당일 오후 5시쯤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으로 보내준 엑셀파일의 내용과 완전히 동일하다. 이스타항공이 사전에 자료를 작성해뒀다는 얘기며,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자금난을 겪고 있던 이스타항공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을 저리(1.3%)로 대여했고, 계약 보증금 119억5000만원 중 1000억원을 이스타항공 전환사채로 투입하는데 동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도 수행해 오늘(7일) 베트남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됐다는 점을 역설하며 그간 이스타항공 인수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음을 거듭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국내·외 결합심사 완료에 따라 제주항공이 수행해야 할 선행조건은 모두 완료됐다.”면서 “이제는 이스타 측의 선행조건 완수만이 남았다.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해 현재까지도 주식매매계약 상 선행조건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은 인수가 늦어진 이유가 이스타항공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제주항공은 “타이이스타젯 보증문제가 해결됐다는 증빙을 받지 못했으며, 계약 체결 이후 미지급금도 해결되지 않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라며, “그 외에도 이해되지 않은 선행조건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거래종결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스타 측이 모든 책임을 제주항공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제주항공은 “주식매매계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부진은 그 자체만으로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으로서 제주항공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규정돼 있을 뿐이며,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피해를 제주항공이 책임지기로 한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이스타 측은 지분을 헌납한다고 발표했다. 지분헌납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하면 딜을 클로징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어 이스타 측이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는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추가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200억원 규모가 아닌 80억원에 불과해 체불임금 해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선행조건 이행이 지체되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됐고, 이제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인수건도 ‘동반부실’을 우려하는 분위기. 
 
제주항공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나 M&A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것인 만큼 (제주항공이)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해 갚을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스타 측의 각종 의혹들은 이번 인수계약에서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제주항공은 “해당 지분 인수에 따라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스타 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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