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창간 16주년 초청강연서 “4.3의 희생은 민족통일 주춧돌”

거장은 제주4.3의 문제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4.3은 대한민국의 역사라는 역설(力說)이다. 거장은 또, 제주도민의 희생과 비극은 궁극적으로 우리 민족의 통일로 가는 주춧돌이 돼야 한다고 목청을 돋웠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창간 16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한국문학 거장 조정래 선생 초청 강연’에서 그는 ‘표류하는 4.3특별법 개정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조언을 해달라’는 어느 청중의 질문에서 비극의 역사일지라도 역사에 대한 아픔을 반드시 현실화해 교훈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설가 조정래 선생은 7일 오후 7시, 김봉현 편집국장의 사회로 제주상공회의소 5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초청 강연에서 “제주4.3은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방 후 우리나라의 분단 상황과 맞물린 최초의 문제”라고 전제했다. 

조정래 선생 ⓒ제주의소리 이동건 기자
소설가 조정래 선생은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기념관처럼 발굴되는 희생자 유골을 그대로 대중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해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7일 [제주의소리] 창간 16주년 특별기획 초청강연에 선 소설가 조정래 선생. ⓒ제주의소리 

강연 내내 제주에 대한 애정을 밝힌 그는 “바다와 어우러진 제주의 풍광은 대한민국 최고의 보물섬”이라며 “그러나 분단의 역사를 품고 있는 대표성과 역사성이 있는 곳이 제주"라고 말했다.

조정래 선생은 “제주4.3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제주도민들에게 공식 사과했고, 추모할 수 있는 기념관도 만들어 전국화된 (대한민국) 역사”라며 “4.3과 연장선상인 여순사건과 비교하면 제주4.3은 국가원수가 직접 사과하는 등 (상대적으로) 혜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여전히 미흡하다. 그래서 저도 4.3문제에 대한 글도 쓰고 4.3의 진실 알리기에 함께 참여해왔다”면서 “당시 2만인지 3만인지, 아니면 얼마나 더 죽었는지 모르는 참혹한 비극을 제주도가 겪었다”고 설명했다. 

조정래 선생은 참혹한 제주4.3의 진상을 알리는데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역사와 그들이 킬링필드를 기억하는 방식을 배우라고 조언했다. 킬링필드는 ‘죽음의 들판’을 뜻하는 1970년대 캄보디아의 양민 대학살 사건을 말한다.   

그는 “제주4.3 희생자의 유골을 대중들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등 역사적 아픔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기념관에 전시된 빼곡히 쌓아놓은 해골탑(위령탑)을 두고 한 소리다. 

조정래 선생은 “킬링필드 기념관처럼 발굴되는 희생자 유골을 그대로 대중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당시의 참상을 시각적으로 생생히 전달해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캄보디아 킬링필드(위령탑) 외에도, 중국 난징(남경)에도 일본이 자행한 대학살에 숨진 희생자들의 유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나치가 저지른 유태인 대학살) 아우슈비츠도 당시의 잔혹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이 양민학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조정래 선생은 특히 “지금도 4.3희생자들의 유골이 발굴되고 있는데 엄마가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유골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유골은 화장하지 말고 보여줘야 한다. 희생자들의 유골을 한곳에 모아 볼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제안도 내놓았다. 
 
이어 “그리하면 과거 제주도의 희생과 비극은 우리 민족의 통일로 가는 길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제주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 조 선생은 “권력을 가진 자들은 흩어져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멸시하고, 함께 뭉치고 외치는 국민을 가장 무서워한다”며 4.3특별법 개정을 위한 도민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 자세를 강조했다.

조정래 선생 ⓒ제주의소리
조정래 선생은 4.3특별법 개정에 누구보다 도민들이 뭉치고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제주의소리 창간 16주년 특별기획 초청강연 무대에 선 소설가 조정래 선생 ⓒ제주의소리
7일 제주의소리 창간 16주년 특별기획 조정래 선생 초청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방청객들. ⓒ제주의소리
7일 제주의소리 창간 16주년 특별기획 조정래 선생 초청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방청객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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