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행정부지사는 출장, 사의 표명 정무부지사는 ‘방콕’…도정 공백 우려

민선 7기 후반기 도정이 시작되는 7월1일 휴가를 떠났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9일 복귀하자마자 또 다시 ‘외출’로 집무실을 비우며서 구설을 낳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하계휴가를 떠났던 원희룡 지사가 이날 아침에 출근했지만, 곧바로 ‘외출’을 신청,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외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하루 제주도청은 넘버1․2가 모두 자리를 비운 ‘도정 공백’ 상황.

도지사 부재시 공백을 메워야 하는 최승현 행정부지사는 이날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 방문을 위해 세종시로 출장, 하루 종일 청사를 비웠다. 최 행정부지사는 10일에는 서울로 올라가 국회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성언 정무부지사가 청사를 지키고 있지만 도지사, 행정부지사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 정무부지사는 지난달 원희룡 지사에게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부서에 확인한 결과 9일 현재까지 사직서를 공식 제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7월1일 이후 공식적인 외부일정은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 출근은 하고 있지만 사실상 ‘식물 부지사’나 다름없는 상황의 연속이다.

공직 내부에서도 김 정무부지사의 처신을 놓고는 말들이 많다. ‘사퇴설’이 제기된 지 상당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진퇴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사실 김 정무부지사는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정무부지사로서의 자질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원희룡 지사가 의회 의견을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그렇지만 제주도가 기대했던 도-도의회간 소통과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공직 내부에서조차 ‘존재감 없다’는 평판이 지배적이다.

김 정무부지사 스스로 부담을 느껴서였을까. 그는 지난달 이미 “저로 인해 도정에 부담이 된다면 그만 두겠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주변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지사는 지난해 10월31일 안동우 전 정무부지사(현 제주시장)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제주도의회 A의원은 “도정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던 원희룡 지사가 최근 대권행보를 걸으면서 마음이 완전히 콩밭에 가 있다”며 “정무부지사 거취 문제, 조직개편 및 하반기 정기인사 등 도정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대권행보에 올인하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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