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3기 대학생기자단] 제주 초청강연서 적극적인 정치참여 강조
“제주 자연 실망스럽게 망가지고 있어...모두 함께 보존해야”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제3기 대학생기자단이 지난 6월29일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기성세대와는 차별화된 청년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제주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저널리즘에 특별한 관심을 갖거나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그리고 누구보다 제주를 사랑하는 대학생기자단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성글지만 진심이 담겼습니다. 제주의 미래를 꾸려갈 인재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청춘의 날 것을 만나보십시오. [편집자 주]  
지난 7일 ‘제주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초청강연에서 조정래 작가가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지난 7일 ‘제주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초청강연에서 조정래 작가가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건우·이선아·진영표 대학생기자]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창간 16주년 기념 특별기획으로 한국 문단의 거장 조정래 소설가 초청 강연이 지난 7일 저녁 7시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렸습니다.

평소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제주지역 내 갈등 속에서 우리 청년들은 어떤 생각으로 미래 제주를 살아가야 할 지 고민이 깊었던 우리입니다. 민족의 고단했던 삶을 작품에 녹여냈던 조정래 선생의 목소리를 제주의소리 대학생 기자단이 직접 들어봤습니다.

그는 고층건물의 등장으로 제주의 심장인 한라산의 경관이 훼손되었으며 과거와 달라진 제주에 대한 우려를 꺼내 놓았습니다. 제주의 개발은 제주의 미래와 직결되고 제주 미래의 주역은 청년입니다. 청년의 입장에서 조정래 선생이 이날 강연에서 내놓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 청년

“내가 젊었을 때는 청년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에게 청년에 대해 물었을 때 가장 먼저 나온 말입니다. 실제로 당시 청년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의 의미는 당시 시대적 상황 자체가 먹고사는 것에 모든 문제가 매몰되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또한 당시 국가 전체가 가난했기 때문에 졸업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시되던 사회였습니다.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서독 광부로 나가고, 간호사로 가서 잡일을 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이들이 흘린 땀과 눈물이 현재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종잣돈이 됐다고 그는 말합니다.

“너무 성급해 하지 말고 청년들에게 희망이 있음을 항상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

지금의 청년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 자체가 사회 발전을 의미한다고 그는 역설합니다. 먹고 살 걱정은 어느 정도 해결됐음을 의미합니다. 이어 청년들에게 과거를 알아야 현재의 자리가 보이고 현재를 알아야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며 멀리 보면서 조급해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젊은 층의 낮은 투표율은 그들의 ‘직무유기’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특히 청년들의 투표율이 50, 60대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본인들을 위한 권리를 말하기 위해서는 본인들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젊은층은 '발전 없는 정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고 계속해서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청년의 정치 참여를 검토하며 18세까지도 투표권을 부여해야 하며 그것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지난 7일 ‘제주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초청강연에서 조정래 작가가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지난 7일 ‘제주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초청강연에서 조정래 작가가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세대갈등

“세대 간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했죠.” 

오팔세대들은 독재를 겪었고 그들이 갖고 있는 집단적 트라우마는 곧 입법, 사법, 행정, 재벌, 언론을 통해 정치의 속성으로 나타납니다. 권력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뭉쳐서 외치고 저항하는 ‘혁명’을 이루는 국민이고, 그렇지 않은 정치에 관심 없는 이들을 멸시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그는 말합니다. 독재 시대 때 혁명을 이룬 오팔세대들은 자신들이 일궈낸 민주화를 기억하기를 바라고 현재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적 무관심을 비판했습니다. 더불어 혁명을 외면했던 오팔세대는 자신들이 보수로 취급되는 것 자체에 불편함을 드러냅니다. 이것이 조정래 선생이 말한 세대 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은 가장 어렵지만 가장 필요하다”

젊은층(2030)과 오팔(5060)세대가 처했던 환경이 다르기에 서로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는 젊은 층은 그들의 희생과 투쟁에 의해서 오늘날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발전 없는 정치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 하고 국가에 계속해서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정부는 활발한 청년의 정치참여를 위해 18세까지도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의견입니다. 서로의 입장을 살필 때 그 사회는 화합이 이루어지며, 배려를 통한 화합 그것이 조정래 선생이 말하는 민주주의입니다.

# 제주의 미래

“대한민국이 지옥인데, 제주도는 살만한 땅일까요? 제주도 역시 암담합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제주의 미래를 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외지인이 제주의 미래를 논하는 점에서 죄송하다”면서도 “외지인이 통탄할 때 제주도민들은 통곡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주를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도민들의 역할을 강조한 겁니다.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제주의 희망입니다.”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애인과 처음 제주도에 왔습니다. 제주를 마주하고 순식간에 반해버렸습니다. 그 후, 50년간 100번이 넘게 방문하면서 지친 심신을 달랬지만, 지금의 제주도는 실망스럽습니다.” 

그는 망가지는 제주의 모습을 보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글을 쓴다고 합니다. 걱정이 태산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제주도의 ‘본령(本領)’과 생명은 자연의 풍광인데, 건물들이 한라산을 가리기 시작하면서 제주의 자연이 그늘 속으로 감춰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는 올해 초 언론에 보도됐던 여론조사를 언급했습니다. 자연친화적 개발을 원하거나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결과가 제주의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제주다움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서로 문제점을 제시하고 해결점을 공유해 제대로 푸는 것 만이 제주의 밝은 미래를 향하는 지름길이 아닐까요”라는 게 조정래 선생의 마지막 물음입니다.

# 청년의 눈

제주 제2공항 문제, 과거 해군기지 갈등, 비자림로 훼손 문제 등 제주지역은 개발과 보전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이는 단순한 갈등을 넘어 앞으로 미래 제주의 가치와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가 됐습니다.

‘제주가 맞닥뜨린 문제는 제주의 문제이자 우리 청년들의 살아갈 제주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다', '제주청년들이 주체로 관심과 실천 속에서 충분한 공론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라는 게 조정래 소설가가 우리에게 전한 핵심 메시지입니다.

제주의소리 제3기 대학생기자단 4팀. 왼쪽부터 이건우(제주대 정치외교학 4), 이선아(제주대 사회학 3), 진영표(제주대 언론홍보학 4).

건우=지독한 공동체주의자. 진리에 대해 늘 숙고하고 모르는 것에 겸손하여 늘 배우고 공부하는 삶.

선아=정직이 통하는 사회, 그러면서도 인간미가 넘치는 사회를 소망한다. 나의 정의가 옳은 흐름이기를.

영표=제가 쓴 글 한 줄이 누군가에겐 선한 영향을 끼치길 항상 염원합니다. 제주의 소리를 담아 외칠 줄 아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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