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청 주변서 범행 가해자 중 5명 구속...피해자 7명 모두 지적장애인 10대도 포함

제주지역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집단 괴롭힘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해자 무리들이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앞에 모여 있는 모습. 경찰은 11명 중 5명을 공동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6명은 입건해 조사중이다. [사진제공-제주지방경찰청]
제주지역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집단 괴롭힘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해자 무리들이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앞에 모여 있는 모습. 경찰은 11명 중 5명을 공동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6명은 입건해 조사중이다. [사진제공-제주지방경찰청]

조직폭력배를 사칭하며 제주시내에서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폭행과 감금 등을 일삼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은 공동상해와 감금, 갈취, 공갈 등의 혐의로 장애인 박모(37)씨와 비장애인 고모(21)씨 등 11명을 입건하고 이중 5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주시청이나 이도2동 인근 놀이터 등에서 지적장애인 A(22.여)씨 등 7명을 상대로 13차례에 걸쳐 폭행과 감금, 갈취 등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다.

도내 모 특수학교를 통해서 알게 된 피의자들은 고씨를 주축으로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며 무리를 만들었다. 11명 중 장애인은 5명, 비장애인은 6명이다. 이중에는 여성 4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험담을 한다는 이유로 놀이터와 공원 등으로 불러내 괴롭힘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돈을 뺏기도 했다.

피해자 A씨의 경우 차량에 4시간 넘게 갇히고 공동상해로 이마가 찢어져 8바늘을 꿰매기도 했다. 공원에 그대로 방치된 A씨는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고씨 등은 자신들의 조직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며 피해자들끼리 주먹다짐을 시키기도 했다. 한라산 인근 공동묘지에 데려가 때리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다.

피해자 7명은 모두 20대 이하 지적장애인으로 범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중에는 특수학교에 다니는 10대 청소년도 있었지만 주변에서는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경찰은 가출 청소년 관련 탐문을 진행하던 중 장애인을 상대로 폭행과 갈취 사건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고씨를 주축으로 한 가해자 무리의 존재를 확인하고 9일 5명을 붙잡아 구속하고 나머지 6명은 순차적으로 체포해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수학교 인맥을 시작으로 서로 연결고리가 생기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무리를 이루게 됐다”며 “조직폭력배를 내세웠지만 실제 조폭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이 인상만 써도 따르며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가족이나 관계 기관과 연계해 보호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