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산학협력단 8개월간 진행 결과 발표...용역진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

환경파괴 논란을 빚고 있는 제주 비자림로 서식지가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비자림로(대천~송당) 확·포장공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조사 용역’ 결과 보고서를 13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당초 2019년 10월14일부터 12월13일까지였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의 요청에 따라 올해 6월30일까지 기한이 연장됐다. 용역은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맡았다.

연구진은 ‘비자림로 도로 공사가 생물다양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비자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현 시점에서 벌채를 통한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될 경우 국가적으로 중요한 비자림로의 생물다양성을 악화시켜 종의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서식지가 다양하고 이동성이 강한 조류는 90여종의 서식정보가 확인됐다. 이중 법정보호종에 해당하는 조류 16종이 확인됐다.

식물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 이미 기록된 자료 외에 환경부 법정보호종인 으름난초과 한국의 적색목록, 한국의 희귀식물(산림청) 등 17종을 확인했다. 68종의 양치식물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공사 제3구간 주변 자생난초류 자생지에 대해서는 자생지가 파괴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보호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천미천 바위지대에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는 붓순나무 자생지는 공사구간가 떨어져 있지만 제주도에 드물게 분포하는 희귀수종인 점을 고려해 보존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야생동물은 공사장비와 차량의 운용에 따른 소음 등으로 서식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장의 물리적 변화로 동물들도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존을 위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저감대책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최후 수단으로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반영되는 대체서식지 조성과 관리사업을 꼽았다. 대체서식지나 생태통로 조성 등의 방법으로 조화로운 개발과 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본 사업의 개발지역은 일부지역에서의 서식지 축소화가 예상되나 이미 오름을 이용하는 탐방객의 잦은 출입, 차량 통행량의 증가, 마을 목장 등 다양한 형태의 이용으로 인위적 간섭이 발생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에 따른 환경의 영향을 적극적으로 감소시키는 동시에 다양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며 “8m로 계획된 중앙분리대와 도로 폭을 축소하는 등 저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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