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시조시인 김연미가 최근 시조집 '오래된 것들은 골목이 되어갔다'를 펴냈다.

수록된 작품 속에서 자연에서 역사와 사회를 읽어내는 김 시인 특유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노루귀 산천'에서는 비극적인 기억을 품고 피어나는 봄의 모습이, '북촌 팽나무'에서는 자신을 겨눈 총구들을 바라보는 70여년 전 제주도민의 시선이 읽힌다.

박진임 문학평론가는 "역사는 자연 속에서 기억되고 자연은 역사를 품어 더욱 소중해진다. 김연미 시인이 고운 언어로 피의 역사를 노래하는 방식 또한 그러하다"며 "자연과 역사가 서로를 부축하고 있어 낯설지 않고 무디지 않다. 정교하고 그래서 더욱 애특하다"고 평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김 시인은 '연인'으로 등단했고 시집 '바다 쪽으로 피는 꽃', 산문집 '비오는 날의 오후'를 펴냈다. 2010년 제2회 역동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천년의시작. 120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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