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단체·정당 연합 제주민중연대 1차 민중대회...“코로나 해고·제2공항 추진 반대”

제주민중연대가 15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첫 번째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제공=제주민중연대. ⓒ제주의소리
제주민중연대가 15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첫 번째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제공=제주민중연대. ⓒ제주의소리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국민 생존권의 위기를 민중들의 결집된 힘으로 헤쳐 나가자는 목소리다.

제주 지역 10개 단체·정당이 모인 ‘제주민중연대’는 15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코로나19, 민중생존권 사수! 2020 제1차 제주민중대회’를 개최했다.

현재 제주민중연대에는 민주노총 제주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노동당 제주도당, 제주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 제주도당(준), 진보당 제주도당, 제주주권연대, 평등노동자회 제주위원회가 속해있다.

제주민중연대는 ▲영리병원 철회 ▲제2공항 반대 ▲원희룡 퇴진을 구호로 지난 2019년 2월 16일 출범했다. 그 동안 일본 아베정권 규탄, 4.15총선 후보 지지, 김태엽 서귀포시장 임명 등 여러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이날 민중대회에서는 노동, 농민, 4.3, 제2공항, 평화, 기후위기, 재벌, 원희룡 퇴진 등에 대해 성토하는 연설 중심으로 진행됐다.

김연자 민주노총 제주본부 부본부장은 “그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8720원으로 결정했다. 1988년 최저임금법 제정 이후 최저 수준의 인상률이다. 코로나19를 핑계로 IMF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못한 인상률로 또 다시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900조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묵혀두고 있는 재벌을 비롯한 기업에게는 코로나19 재정 지원을 100조원 이상 투여한다. 반면 생존의 절벽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고용은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기업은 정부의 지원금까지 거부하며 코로나19를 빌미로 묻지마 해고를 자행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이미 강제 무급휴직, 휴업을 넘어 집단해고가 일어나는 중”이라고 코로나로 고통 받는 제주 노동자들을 대변했다.

김 부본부장은 “코로나19라고 노동자의 권리가 부정되거나 후퇴할 수 없다. 생산의 주체인 노동자의 생존이 보장돼야 경제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며 “민주노총이 모든 노동자의 삶이 온전하게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다시 머리띠 불끈 매고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고권섭 전농제주도연맹 의장은 “이번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통한 국민의 면역력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아실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친환경농가는 학교, 공공 급식에 납품을 하지 못해 크게 피해를 입었다. 결국 우리 스스로 농민 생존권을 지키며 식량 주권 사수의 길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현진희 전여농제주도연합 회장은 “이제 21대 국회는 반드시 4.3특별법 개정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다시 정치적 이해 관계만 우선한다면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더불어 박제된 4.3이 아니라 투쟁으로 4.3을 기억하자”고 4.3의 정명을 촉구했다.

고광성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대표는 “국책 사업이라 하더라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필요성에 근거해 진행해야 한다. 일부 관료들과 소위 전문가, 그리고 이해 관계가 얽힌 투기꾼들에 의해 제주도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제 공개 토론회가 끝나면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민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가 우선이다. 도민들이 반대한다면 제2공항 건설 계획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민중연대가 15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첫 번째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제공=제주민중연대. ⓒ제주의소리
제주민중연대가 15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첫 번째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제공=제주민중연대. ⓒ제주의소리

강은주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한미워킹그룹의 실상은 ‘남북 협력 방해 그룹’이었다. 판문점 선언에 따라 추진됐어야 할 철도와 도로 연결 등 각종 남북 협력 사업에 제동을 걸었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현장 방문도 차단했다”며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미국이 아닌, 우리 민족의 이익을 선택해야 한다. 중재자, 촉진자 역할에서 벗어나서 운전대를 잡고 낭떠러지로 달려가고 있는 남북 관계 기관차를 돌려세워야 한다”고 보다 적극적인 한반도 평화 정책에 힘을 실었다.

정화빈 제주녹색당 운영위원장은 “제주는 압축 성장의 모순이 가장 집약된 곳이다.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전국에서 가장 크게 받고 있으며 곶자왈 중산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야생생물 서식지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바다와 땅, 서식 생물의 변화는 해녀와 농부들이 가장 예민하게 감지하고 있다. 개발과 관광으로 인한 수익은 부동산 투기 업자와 기업에 집중됐다”고 우려했다.

정 위원장은 “현재 도민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제2공항을 비롯한 송악산 개발, 동물 테마파크, 비자림로 공사 등 여러 난개발 사업들을 중단하고 보존과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비전을 세워야 한다”고 개발 보다는 보전을 강조했다.

제주주권연대 고경하 집행위원장은 “도민과 함께 가겠다던 그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는 어느 하늘 아래 있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제주가 커지는 꿈이 아니라 원희룡 도지사만 커보려는 꿈이었다는 게 들통 난 지는 오래됐다”고 정면으로 겨냥했다.

고 집행위원장은 “도민의 삶을 돌보지 않는 도지사, 제주의 미래를 파탄내는 도지사, 제주의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도지사는 더 이상 필요 없다”며 “최악의 도지사가 제주도의 책임자를 자임하는 이 통탄의 시절을 방치한 도민으로 남지 않으려면 이제 우리가 원희룡 도지사 퇴진투쟁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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