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25) anachronism 시대착오

anach·ro·nism [ǝnǽkrǝnìzəm] n. 시대착오(時代錯誤);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꼰대, 시대에 못 미치는 사름
(꼰대, 시대를 따라 흐르지 못하는 사람)

anachronism은 ana- “거슬러(=against)”와  chron '시간(=time)'과 –ism '보통 못마땅한 의미로서의 주의(主義)'의 결합이다. 이 chron에서 나온 낱말로는 chronic '만성적(慢性的)', chronicle '연대기(年代記)', synchronize '동시(同時)에 발생하다' 등이 있는데, anachronism의 어원적 의미는 시대를 거스르는 생각이나 태도, 자신의 과거 경험에 머물러서 더 이상 흐르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반면에 우리말에서의 꼰대·꼰데는 본래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쓰던 은어(隱語)였으나, 근래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일반화(generalization)하여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The subconscious mind resembles a fertile garden spot, in which weeds will grow in abundance, if the seeds of more desirable crops are not sown therein.
(인간의 마음은 밭과 같아서, 거기에 좋은 작물의 씨앗이 뿌려지지 않으면 이내 무성하게 자라나는 잡초로 뒤덮여 버린다.)

-Napoleon Hill, 「Think and Grow Rich」  중에서-

anachronism과 꼰대는 자신의 과거 경험에 머물러 더 이상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서구문화권에서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기성세대(the older generation)의 수직적 문화와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의 수평적 문화가 급격하게 대립하면서, 꼰대라는 말이 기성세대의 권위를 비하·조롱하는 조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기업문화로 인해 퇴사를 결정하게 된다는 직장인이 53.9%로 나타났고, 3명 중 1명은 퇴사결정의 70% 이상이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답변하였다고 한다. 그런 수직적 기업문화 속에서의 형식에 치중한 보여주기식(show-off) 보고나 불필요한 조기 출근 등으로 빚어지는 손실 등을 임금과 연관되는 고객가치(customer value)로 환산한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비용이 소모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도 꼰대일지 모른다’라는 경각심(self-awakening)이다. 출처=오마이뉴스. 

꼰대는 단순한 하나의 언어현상이 아니다. 꼰대로 상징되는 세대 간 갈등(generational conflicts)은 최근의 인종차별(racism) 및 성차별(sexism) 철폐 운동과도 맥을 함께 한다. 그 세 가지가 모두 함께 프랑스대혁명(French revolution)에서 선언한 ‘평등한 인권’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젊은 꼰대’라는 말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누구든 상대방과 공감(sympathy)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가르친다면 꼰대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도 꼰대일지 모른다’라는 경각심(self-awakening)이다.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자신이 축적해 온 경험에 머물러 더 이상 흐르지 못하는 순간 여지없이 꼰대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 이래서 산다는 건 죽을 때까지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받아들이면서 흘러야 하는 과정인가 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