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8~20일 1차 동선 긴급파악…접촉자 4명 자가격리, 방문지 4곳 소독 중

서울 광진구 20번째 확진자에게 감염된 제주 21번·24번을 통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A씨(제주 26번)가 사실상 제주의 첫 3차 감염자로 기록됐다. 특히 A씨가 거주지인 애월읍 곳곳을 방문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고, A씨의 진술까지 오락가락하면서 접촉자와 방문장소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제주 26번 확진자 A씨의 제주지역 접촉자가 이날 오전 10시 기준 4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접촉자는 동거인, 지인, 어사촌도야지 및 황금가밭솥밥 종업원 등이다.

애월읍 거주자인 A씨는 광진구 20번째 확진자의 여동생인 제주 21번 확진자와 정다운사랑방 직원인 24번 확진자와 15일 오후 9시부터 호박유흥주점을 방문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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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6번째 확진자 동선 이미지. 이미지=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도는 21, 24번 확진자가 호박유흥주점을 다녀간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의 카드사용 내역을 추적하던 중 A씨가 술값을 계산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A씨는 QR코드로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아 영원히 ‘그림자’로 남을 뻔 했다. 다행히 술값을 카드로 결제한 것이 확인돼 그 존재가 드러났다.

광진구 20번 확진자와 단순 접촉한 사람들까지 연달아 2차·3차 감염되는 이른바 ‘n차 감염’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제주도는 A씨의 18~20일까지 이동경로를 파악한 결과, 지인 자택을 빼고 △어사촌도야지(19일 낮 12시) △황금가마솥밥(19일 오후 7시) △하나로마트 ATM(20일 낮 12시) 등 3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했다.

제주도는 A씨의 접촉자 4명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조치를 완료했고, A씨의 자택을 포함한 방문장소 3곳에 대해서는 방역소독을 진행 중이다.

21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26번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제주의소리
21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26번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제주의소리

제주도는 20일 오후 8시경 A씨의 확진 판정 이후, 사실 확인 및 자체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제주도는 18일에는 지인 자택에 머물렀다는 A씨의 진술에 근거해 사실확인을 위해 추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9일에는 오후 12시경 어사촌도야지를 방문했으며 오후 7~8시경까지 황금가마솥밥을 찾았다. 20일 방역당국의 연락을 받기 전인 낮 12시에는 하나로마트 ATM을 찾은 것으로 파악되어 정확한 지점 위치 등을 확인 중이다.

A씨는 유선통화를 통해 대부분의 동선을 자신의 차량으로 이동했다고 밝히고 있다.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현재 질병관리본부 확진자 동선공개 안내 지침에 따르면 무증상자의 경우 검체 채취일 2일 전부터 접촉자로 분류함에 따라 제주도 또한 A씨의 동선과 접촉자 공개를 18일부터 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20일 오후 10시경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특별한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씨의 지인 2명은 20일 오후 7시 진단검사를 받았고, 21일 오전 1시30분경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가 A씨의 동선 및 접촉자를 추가로 파악중이지만, A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면서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종면 단장은 현재 맘카페에 돌아다니는 A씨의 동선과 관련해서 “저도 봤다. 공식 문건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전제한 뒤 “문제는 A씨의 진술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시간, 날짜가 조금씩 흔들린다.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역학조사가 길어졌고, 동선 발표도 다소 늦어졌다”고 말했다.

3차 감염으로 봐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다만 저희가 끝까지 추적을 해서 감염 경로를 찾아냈기 때문에 지역사회 ‘깜깜이’ 전파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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