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재난 및 비상사태시 공항 체류객 보호 매뉴얼'에 감염병 부분 반영...공항 외 체육관 분산 계획도

2016년 1월 폭설로 3일간 제주국제공항이 마비되면서 약 9만명의 체류객이 발생했다. 당시 약 1500명이 제주항공에서 밤을 지새우는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6년 1월 폭설로 3일간 제주국제공항이 마비되면서 약 9만명의 체류객이 발생했다. 당시 약 1500명이 제주항공에서 밤을 지새우는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태풍 등으로 제주국제공항에 대규모 체류객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이 태풍 등으로 공항 운영이 중단될 경우 국제선 대합실과 한라체육관 등에 체류객을 분산 배치하는 계획을 부랴부랴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폭설에 따라 마련된 '재난 및 비상사태 등으로 항공기 비정상 운항시 공항 체류객 보호 및 지원 매뉴얼'에 감염병 대응 부분이 추가됐다. 

최근 제주시 한림읍에서 서울 광진구 20번째 확진자로 촉발된 코로나19의 n차 감염 사태로 제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한림읍 소재 모든 학교는 등교 수업을 중단한 상태며, 제주26번 추가 확진자가 애월읍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광객입도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 21일 하루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총 2만8679명으로 지난해 7월21일(4만4979명) 대비 64% 수준을 기록했다. 

7월1일~21일 누계 관광객은 67만24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만2352명) 대비 80%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던 올해 3~4월 제주 방문 관광객이 지난해 대비 50%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회복세라고 할 수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응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갖는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 외부에서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태풍이 제주를 강타해 제주공항 운영이 중단될 경우 대규모 체류객 발생은 불가피한 것이어서 코로나 집단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질수 밖에 없다. 

2016년 1월에 폭설로 인해 3일간 제주공항이 마비된 바 있다. 당시 약 9만명의 체류객이 발생했고, 1000명이 넘는 인원이 공항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이후에도 다른 지역 공항 기상 악화 문제로 제주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공항 운영 중단이 미리 예고돼 체류객들이 주변 숙소로 이동하면서 공항에서의 대혼란은 피할 수 있었다. 

대규모 체류객 발생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제기되면서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국공항공사, 제주지방항공청, 등 유관기관이 함께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해 지난 10일 기존에 마련돼 있는 '재난 및 비상사태 등으로 항공기 비정상 운항시 공항 체류객 보호 및 지원 매뉴얼'에 반영했다. 

당국은 공항 체류객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2m 거리두기를 실시하면 1인당 4㎡가 필요해 주간 적정 이용자를 4848명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는 체류객이 발생할 경우 ‘특별행정명령’을 내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코로나19 의심증상자 발생을 대비해 임시격리공간도 마련키로 했다. 

야간 체류객이 발생할 경우 심야택시와 비상수송 전세버스 운영을 통해 인근 숙박시설로 체류객을 분산한다는 방침이다.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는 체류객이 발생할 경우 국제선 항공기 운항 중단에 따라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국제선 대합실까지 활용해 야간 체류 적정인원을 1868명으로 책정, 1인당 8㎡의 공간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수용범위를 넘으면 한라체육관과 제주도체육회관, 제주시 복합체육관으로 체류객을 분산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항을 비롯해 그외 분산 시설에서도 1인당 8㎡의 공간 확보를기준으로 원래 수용 가능한 인원의 절반만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라체육관에 150명, 체육회관 95명, 복합체육관에 195명을 분산하면 체류객 2400명 정도가 수용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2016년 폭설로 인해 대규모 공항 체류객이 발생하면서 ‘재난 및 비상사태 등으로 항공기 비정상 운항시 공항 체류객 보호 및 지원 매뉴얼’을 마련했다.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대한 내용이 없어 유관기관과 협의를 통해 결정된 대응 방안을 매뉴얼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폭설 때 제주공항에 약 1500명의 체류객이 발생한 바 있다. 이후 항공기 운항 여부와 대체 항공편 등 정보를 알리는 알림서비스가 개편되면서 공항 체류객이 많이 줄었다. 2016년 이후 공항 체류객은 300명 정도 발생한 것이 전부”라며 “만약을 가정하더라도 체육관 등을 포함해 2400명 정도면 공항 운영 중단에 따른 체류객 전원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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