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의 젠더는 무엇인가
민주시민의 젠더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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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왓 칼럼](12) 민주화운동 세대의 정치에 작별을 고한다 / 신현정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상근활동가
편견으로 무장한 이들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여전히 반인권적 발언과 행동을 주저하지 않는 일들을 우리는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존재 자체로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있어선 안됩니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난민 등 대상은 다르나 일상 곳곳에서 여전히 차별이나 혐오, 폭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인권문제를 다룰 '인권왓 칼럼'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을 중심으로 인권활동가들의 현장 목소리를 싣습니다. [편집자 글]

몇 년 사이에 민주당의 정치인들이 차례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 최근 박원순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까지, 민주당 출신의 정치인 여럿이 위력을 이용한 성범죄 논란으로 불명예스러운 끝을 맞았다. 한편으로 존경받던 정치인들의 반복되는 과오는 사회에 많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말할 수 없는 몸들

많은 투쟁 현장에서 불리우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1980년 5.18에서 희생된 시민군과, 그로부터 2년 전 사망한 여성 노동운동가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쓰인 노래임을 처음 알았을 때의 충격을 기억한다. ‘영혼이나마 부부가 되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소서’*(1) 라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원을 읽어내리며, 나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여러 논의들에서 영혼마저도 부부가 되어야 하는 이성애와 정상 가족 판타지에 대한 이야기는 왜 빠져 있는지 의문이었다.

고통받는 민중이거나 탈성화 된 운동가가 아닌, 여성 운동가는 존재했는가? 8월 25일부터 진행되는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진행되는 전시 ‘말의 세계의 감금된 것들’은 국가보안법 피해 여성들의 역사를 다룬다. 사회운동에서의 여성들의 서사가 이제 막 조망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성 운동가들이 남자 선배를 ‘형’ 이라 부르던(여전히 남아있는) 관습은 여성들이 운동에서 어떤 젠더 역할을 수행해 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운동을 지탱하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말 할 수 없는 몸들은 여전히 관습적으로 존재한다. 남성 단체장을 보필하는 여성 비서, 마이크를 잡는 남성들 뒤에서 현장을 지키는 수많은 여성 활동가들, 지하에서 밥을 하는 학생사회의 여성들이 그렇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상징하는 6색 무지개기. ‘촛불혁명’ 이후에도 여성과 소수자들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 세대는 ‘민주시민’의 젠더가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묻고, 성찰하고, 행동해야 한다.

민주시민의 젠더는 무엇인가

‘촛불혁명’ 이라 불리웠던 정국 이후에도 전혀 나아지지 않은 여성과 소수자들의 삶은 과연 무엇이 혁명이었고, 누구의 혁명이었는가 라는 질문을 남긴다. 광화문과 서초동이라는 두 공간으로 쪼개진 광장에서도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는 올라오지 못했다. ‘촛불 민심’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우물쭈물하며, 아직까지도 ‘성소수자에 대해 반대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민주화운동 세대의 정치가 나아가지 않았다는 시사점을 남긴다. 

신현정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상근활동가.
신현정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상근활동가.

불명예스러운 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위력을 이용한 성폭력과 강제 추행으로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에서 고위 정치인들은 차례로 마이크를 잡았다. 굳게 닫혔던 광화문광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를 차리기 위해 다시 열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명목으로 고 문중원 기수의 분향소를 강제 철거했던 일이 불과 4개월 전이었다. 사회 각계각층의 1,565명의 명망가들은 박 전 시장의 장례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여성인 나는 민주화 세대 정치에 작별을 고하나, 동시에 내가 선언할 수 있는 것이 작별뿐 임에 절망하기도 한다. 나는 더 많은 성찰과 반성의 목소리는 이제 민주화 세대로부터 터져 나오길 희망한다. 스스로 묻고, 성찰하고, 행동하라. ‘민주시민’ 의 젠더는 무엇이었는가. / 신현정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상근활동가

*(1) 민병욱, 「5월 광주 넋풀이로 태어난 ‘임을 위한 행진곡’: 영혼이나마 부부되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소서」, 네이버캐스트, 201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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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닥사니... 2020-07-28 20:52:23
젠더와 민주화운동를 대비시킨다?...
성의 구별과 차이는 놈삐 자르듯 할수 있을까...
진보가 외곯수로 가면 그게 바로 수구 반동이여.
124.***.***.120

진정한인권자 2020-07-28 06:10:38
차별금지법은 역차별법이자
민주화의 퇴보이다.
이 기사는 제주의 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소리를 무시하는 소리이다.

전통을 강조하는 제주 사회에서
전통을 무시하는 게이와 트렌스젠더를
용납하라는 것은
제주 사회를 파괴하는 행동이다.

왜 이런 기사를 내보내는 것인지
의심이 가지 않을수 없다.
175.***.***.140

나그네 2020-07-27 17:57:22
젠더란? 서울시장 비서실 여직원을 관노라고 비하하는 사람들의 집합을 말한다.
222.***.***.108

그나저나 2020-07-27 11:17:53
젠더가 무슨 말입니까 ?
우리말로는 대체가 안됩니까 ?

우리나라에서 쉽고 편한 우리말 놔두고 딴나라 말을 사용하는 이유가 뭡니까 ?

"오늘 윈드도 시원하고 스카이도 블루 하네 "
어떤가요 ? 있어보이고 고상해보입니까 ?
223.***.***.182

이유근 2020-07-27 10:45:05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을 우리들이 존경할 수 있을까? '내로남불'로 존경 받지 못 하는 사람이 정치를 한다는 게 정의로운가? 그걸 묵인하는 국민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을까?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 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220.***.***.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