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3기 대학생기자단] 폭력예방교육 ‘형식적 의무’ 벗어나야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제3기 대학생기자단이 지난 6월29일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기성세대와는 차별화된 청년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제주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저널리즘에 특별한 관심을 갖거나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그리고 누구보다 제주를 사랑하는 대학생기자단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성글지만 진심이 담겼습니다. 제주의 미래를 꾸려갈 인재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청춘의 날 것을 만나보십시오. [편집자 주]  

 

제주대학교에서 성희롱, 성폭력 사건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교수가 제자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017년에는 A교수가 차 안에서 여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2018년에는 학생들에게 갑질을 일삼으며 “남자친구와 진도 어디까지 갔어? 잤어?”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던 B교수가 파면을 당했다. 지역거점국립대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최근에도 제주대학교 C교수가 여제자에게 성폭행을 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증거로 제출된 녹음파일에는 207번의 “싫어요”, 53번의 “집에 가고 싶다”, 15번의 비명소리 등 완강히 거부하는 학생의 목소리가 녹음됐다. 그럼에도 교수의 성폭력은 멈추지 않았다. 

법제도의 정비와 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학 내 교수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문제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폭력예방교육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교수가 연루된 성폭력 사건이 2015년 48건에서 2018년 85건으로 늘어났다.  

증가하는 교수 성범죄에 대해 제주여민회 이경선 대표는 “과거에는 교수의 위계에 의한 성범죄가 발생해도 학생들은 대부분 참고만 있었다. 불이익에 대한 걱정과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시선들이 두려웠기 때문”이라며 “미투 이후 일정부분 공적 영역에서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언론에 노출되는 것들은 여전히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위계에 의한 성범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했던 술자리, 모임에서의 언행과 문화가 잘못됐다는 점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기본적인 그 사람의 인식과 관점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폭력 예방교육 참여율에서도 대학 고위직은 참여율이 저조하다.

2018년 대학 고위직의 참여율은 75.1%로 국가기관 고위직 참여율 90.7%와 공직유관단체 고위직 참여율은 95.1%에 비해 15% 이상 낮다. 

제주대학교는 이러닝(e-Learning) 교육을 통해 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인권센터는 제시한 2018~2019년도 전임교원 대상 폭력예방교육 이수율에 따르면 4개 영역 이수율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률에 따른 의무교육이고 교수업적평가와 학과평가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실효성에 있어서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제주대학교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진행했던 A강사는 “대면강의를 하더라도 큰 강당에서 100명, 200명씩 듣는 교육은 실효성 측면에서 많이 떨어진다”며 “많은 수가 한꺼번에 같이 모여 교육을 진행하기 보다는 단과대학 또는 학과 별로 분할해 대면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대 인권센터는 “학내 사건 처리절차를 공정하고 엄중하게 추진할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 구성원에 최적화된 ‘제주형 인권보장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재 12곳의 제주지역 유관단체들과 상호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기관의 전문가들로 인권센터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인권·성평등 기반의 지역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원 제주의소리 3기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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