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가 29일 오전 10시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업일수 감축에 따른 유치원방과후 과정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가 29일 오전 10시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업일수 감축에 따른 유치원방과후 과정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유치원 수업일수를 감축했지만 정작 방과후과정은 유지되면서 유치원 정규교사(정교사)가 아닌 유치원방과후전담사(교육사)의 업무만 가중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는 29일 오전 10시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업일수 감축에 따른 유치원방과후 과정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유치원이 휴업이나 휴원할 경우 그 기간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도내 공립 유치원들은 코로나 여파로 5월27일 개학했다. 현행법상 기존 수업일수 180일 중 10%인 18일을 감축할 수 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최대 59일까지 감축할 수 있다.

현재 도내 유치원은 오전에 정교사가 교육과정을 담당하고 오후에는 교육공무직인 교육사들이 방과후과정을 맡고 있다.

방학 중 정교사들은 자율연수나 재택근무를 하지만 교육사들은 하루 8시간씩 현장 근무를 한다. 코로나19로 수업일수가 줄어도 하루종일 돌봄 기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도내 병설유치원의 1개반 정원은 26명 가량이다. 방학 중에도 95%의 원생들이 방과후과정에 참여한다. 이 경우 교육사 한명이 8시간 내내 마스크를 쓰고 아이들을 책임져야 한다.

오진선 유치원방과후전담사는 “수업일수 감축으로 교육과정은 사라지고 아이들이 등원하는 방학기간만 늘었다”며 “이는 교육사는 물론 아이들을 위험에 방치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부모가 아이들을 병설유치원에 보내는 이유는 공교육이 주는 양질의 교육과정 혜택을 보기 위해서다. 수업일수 감축은 학부모와 아이의 수업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는 “아이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건강마저 도외시한 법 개정을 반대한다”며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기 전에 실질적 대책을 우선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도내 공립 유치원은 제주시 61곳, 서귀포시 40곳 등 101곳에 이른다. 사립을 포함한 전체 유치원생은 6412명, 교원은 419명이다. 교원은 시간강사를 제외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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