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자살, 이추륵 내불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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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27) suicide 자살

su·i·cide [súːǝsàid] n. 자살(自殺)
잇따른 자살, 이추륵 내불건가
(잇따른 자살, 이렇게 둘 것인가)

suicide는 sui ‘자기 자신을(=of oneself)’과 cide ‘죽이다/자르다(=kill/cut)’의 결합이다. 이 cide에서 나온 낱말로는 homicide ‘살인(殺人)’, genocide ‘(민족에 대한) 대량학살’, pesticide ‘살충제(殺蟲劑)’, decide ‘결정하다’ 등이 있다. suicide는 행위자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끊는 행위로서, 그 원인이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당사자가 자유의사(自由意思)에 의하여 자신의 목숨을 끊는 행위를 말한다.

정신과 수업에서, 한 교수님이 퀴즈를 냈다.
“정신과와 다른 과를 나누는 아주 쉽고도 중요한 기준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정신과에는 미친 사람이 오고, 다른 과에는 멀쩡한 사람이 온다는 거죠.”
“정신과는 마음을 다루고, 다른 과는 몸을 다룹니다.”
우리는 생각나는 대로 대답했다. 그랬더니 교수님은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들의 대답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할 때 가장 분명한 차이는 일반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살려 주세요’라고 도움을 청하러 오지만, 정신과를 찾는 환자는 ‘죽고 싶다’며 찾아온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지향점이 180도 다르다.”

- 하지현·신동민의 「무너진 영혼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중에서 -

자살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평생 짊어져야 할 상처를 남기게 된다. 

사회학자 뒤르켐(1858~1917)은 자살의 원인에 근거하여 이기적(egoistic) 자살, 애타적(altruistic) 자살, 아노미(anomie:無規制狀態)적 자살로 구별한다. 이기적 자살은, 독신자의 자살률이 기혼자보다 높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이 사회에 덜 통합되어 있어서 나타나는 자살이다. 애타적 자살은 그와 반대로 개인이 사회에 통합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그 사회적 의무감(sense of social obligation)이 지나칠 때 나타나는 자살이며, 아노미적 자살은 사회적 규제가 적을 때 나타나는 자살 유형으로 사회적 혼란, 특히 경제적 위기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자살이다.

2019년 9월에 발표한 자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8년 자살 사망자수는 13,670명(1일 평균 37.5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고의 자살률(10만 명당 OECD평균 11.2명, 한국 26.6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매년 심각한 증가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안정되고, 복지 및 여가 생활의 기회가 증가될수록 생계형 자살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의 소외·취약 계층(socially disadvantaged class)은 여전히 자살 고위험군(high risk group)으로 분류되며 사회구조적 요인에 의한 아노미적 자살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살은 당사자(the person directly concerned)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유명인의 자살은 모방자살(copycat suicide)을 불러일으키는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를 낳기도 한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자살이 모든 일의 해결책이라고 믿지만, 자살은 엄연히 무책임한(irresponsible) 행동이다. 본인은 모두 끝났으니 속 시원할지 몰라도,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평생 짊어져야 할 상처(damaged emotions)를 남기기 때문이다. “자살은 자신의 목숨이 자기 소유물임을 만천하에 행동으로 명확히 증명해 보이는 일이다. 피조물로서의 경거망동(rash act)이며 생명체로서의 절대 비극이다. 그러나 자살은 가장 강렬한 삶에의 갈망(craving for life)이기도 하다.” 작가 이외수가 자살에 대해 내린 정의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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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3
수선화 2020-07-31 18:32:07
먹먹합니다.
생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강렬한 삶의 갈망이라는데
정말 공감합니다.
허망히 우리 곁을 떠난
그 분께도 영면을 기원합니다.
생사를 돌아보게한
글 잘 읽고 갑니다.
110.***.***.68

김영표 2020-07-31 17:28:04
존경하는 교수님!
오늘 칼럼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220.***.***.186

뭔소리??? 2020-07-31 16:05:26
뭔소리지!!!!
기자 참 수준하고는....
3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