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초등학교 설립 청원 접수, "현실적 여건 어려워"

JDC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공공임대주택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JDC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공공임대주택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교육청에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초등학교를 설립해달라는 청원이 접수됐다. 통학의 어려움으로 인한 학부모들의 고충이 담겼지만, 현실적인 여건 상 학교 신설에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 도민청원 게시판에 7월 24일자로 등록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초등학교 설립 건'에는 1일 오후 기준 280명의 청원인이 동의를 했다. 

관련 조례 상 청원인이 500명이 넘으면 제주교육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상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청원은 접수된 지 일주일 만에 공론화 요건의 절반 이상을 충족했다.

청원인은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초등학교가 없어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편함이 상당하다는 점을 호소했다. 

현재 단지 내 입주한 초등학생들의 경우 영평초등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거리 상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임에도 불구하고 3km 이상 떨어져있어 현실적으로 도보로 통학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아직 단지 내 대중교통이 미흡하다는 점, 폭설 및 안개로 인해 버스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또 청원인은 공공임대주택 793세대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라는 점, 첨단과학기술 2단지 내 주택이 추가로 들어설 것이라는 점을 들어 초등학교 신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2016년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를 분양할 당시 초등학교 신설을 약속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실제 단지 내에는 초등학교 부지가 확보돼 있다.

그러나,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첨단과학기술단지가 완공된다고 하더라도 학교 신설을 위한 세대수 기준이 충족되지 못해 현실적으로 초등학교를 신설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단지 내에서 영평초등학교로 원거리 통학을 하는 학생의 수는 87명이다. 지난해 84명에서 소폭 늘었지만, 절대치로 보면 많은 수는 아니라는 것이 교육당국의 판단이다.

첨단과학기술 2단지까지 완공을 가정한다해도 현 계획상 총 세대수는 2350세대 수준이다.

반면,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초등학교 신설 기준은 2개의 근린주거구역 단위에 1개의 비율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통상적으로 1개 근린주거구역의 세대수를 2000~3000세대수로 잡는다면 최소 4000세대 이상은 돼야 초등학교 신설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매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학교 신설에 발목을 잡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어려움은 익히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세대수가 충족되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협의를 진행해 온 JDC측 역시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초 개발계획 수립 당시 협의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학교 신설을 위한)협의를 하게되면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JDC측 관계자는 "첨단과학기술단지의 경우 국가 산업단지로 육지부에서 유입된 기업인·종사원 등이 거주하며 하나의 타운 형식으로 조성되는 지구라는 특수성이 있다"며 "절대적인 숫자로만 판단해 결정이 미뤄지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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