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세력 약화...강수량-바람 강도↓...소방당국 피해접수 0건 ‘안도’

태풍 '장미'가 북상함에 따라 선박이 대피한 서귀포시 성산항 전경.
태풍 '장미'가 북상함에 따라 선박이 대피한 서귀포시 성산항 전경.

제5호 태풍 '장미'가 제주 동쪽 해상을 지나 북상하고 있다. 제주 전역에 발효된 태풍주의보는 1시를 기해 해제됐고, 아직 접수된 피해도 없어 무탈하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서귀포 동쪽 약 13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한 태풍 장미는 시속 52km의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태풍의 강도도 최대풍속 초속 18m, 강풍반경 190km로 기세가 보다 약화됐다. 오후 3시쯤이면 부산 서남쪽 부근 해상까지 올라가면서 제주를 벗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태풍 '장미'는 소형급 태풍으로 강도도 약했지만, 경로가 제주를 직접 통과하면서 피해가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제주지역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낮 1시까지 접수된 피해신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심지어 태풍의 강도가 당초 예상보다 약해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 서귀포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과 성산읍 등 동부지역의 경우 바람이 강하게 불고 비가 내린 반면, 제주시와 서부지역의 경우 태풍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받지 않았다.

태풍이 제주에 가장 인접했던 오전 11시께 우도는 시속 27km, 성산 18.7km, 강정 11.2km, 삼각봉 19.1km 등의 바람이 불었지만, 같은시간 제주시는 7.6km, 한림 3.6km 등 바람이 다소 약했다.

시속 20km의 바람을 초속으로 환산하면 약 5.5m로, 먼지가 일고 나무의 가지가 흔들리는 정도의 바람이다.

강수량도 당초 예상보다 줄었다. 최초 기상청은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으로 인해 산간지역 최대 300mm, 제주 전역에 최대 200mm의 비를 뿌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전 11시까지 강수량은 삼각봉 112mm, 서귀포 23mm, 성산 48.8mm, 한림 1.5mm에 그쳤다.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한 항공편도 27편 결항했지만, 여느 태풍에 비하면 피해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제주시 애월읍에 거주하는 주민 신모(36)씨는 "태풍이 분다고 해 하루 일거리를 비워뒀는데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더라. 갈수록 기상 관측에 대해 신뢰할 수가 없게된다"고 볼멘소리를 터뜨렸다.

누리꾼들 역시 포털사이트 등 관련기사 댓글을 통해 '바람 한 점 없는데 무슨 태풍이냐', '단순 저기압에 오도방정', '무책임한 기상청 답하라'는 등의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처음 예상부터 규모도 작고 강도도 강하지 않은 태풍이었고, 건조한 공기로 인해 세력도 점점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풍이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일본 규슈 쪽으로는 초속 18m의 강한 바람이 분 반면, 태풍의 왼쪽에 위치한 제주의 피해는 크지 않았다. 남부·동부지역과 북부·서부지역의 체감이 달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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