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사노조 설문조사 "졸업앨범 정보, 교사 의사 고려돼야"

제주지역 교사의 절반 이상이 졸업앨범에 담긴 본인의 사진 자료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개인정보 유출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관행적인 졸업앨범 제작 관행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제주교사노동조합은 최근 학교 졸업 앨범에 담긴 개인정보에 대해 교사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8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제주도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는 총 777명이 응답했다. 남교사는 195명, 여교사는 578명이었다.

설문 조사 결과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전체의 증명사진이 졸업 앨범에 들어가는 학교는 93.6%, 졸업하는 학생 담임교사의 사진만 들어가는 경우는 2.7%, 희망하는 교사 사진만 들어가는 경우는 2.2%였다. 전체 교사들의 증명사진을 앨범에 넣을 것인가에 대하여 사전에 전체 교사회의 등을 통해 의견 수렴을 거치는 경우는 전체의 6.1%에 불과했다.

졸업 앨범에 게시된 교사 사진과 관련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험을 묻는 질문에 대하여 19명(2.4%)이 '있다'고 답했고, 다른 교사가 피해를 입은 사례를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53명(19.7%)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피해 사례로는 졸업 앨범에 나온 사진을 보고 서로 알고 지내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사례, 학기 초에 학부모 단톡방에 교사 사진을 올리는 사례, 학부모가 연락이 와서 중매를 한 사례, SNS에 교사 사진을 희화화 하는 사례 등이 꼽혔다.

평소 졸업 앨범에 수록된 본인의 사진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393명(50.6%), 그렇지 않다는 경우는 189명(24.4%)로 나타났다. 남교사들에 비해 여교사들이, 연령대가 낮을수록, 불안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교사노조는 "학교 졸업 앨범을 제작하는데 포함되는 교사나 학생의 사진 정보는 정보를 제공하는 자의 의사가 우선적으로 고려돼 제공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며 "과거와 달라진 디지털 환경에서 학교 교직원의 사진, 학생들의 사진 정보를 과연 어디까지 졸업 앨범에 담을 것인가는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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