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레, 퍼포먼스단 몸짓, 마당극제 등 제주 연극 8~9월 연이어 개최

여전히 가시지 않는 코로나19와 무더운 여름에도 제주 연극인들은 무대를 위해 계속 땀 흘리고 있다. 8월부터 9월까지 제주 연극 공연이 잇달아 열린다.

서스펜스 장르, 제주 설화, 무용극, 제주4.3 당시 김달삼-김익렬 간의 평화협상 실화 등 장르도 다양해 기대를 모은다.

# 섬뜩한 서스펜스 - 해뜨기 70분전

극단 세이레는 직전 작품 <세 마녀>에서의 고무적인 반응을 이어가듯, 연달아 두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먼저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세이레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해뜨기 70분전>이다. 김나정 작, 설승혜 연출이다. 이 작품은 극단 '작은신화'가 2011년 진행한 우리연극만들기 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으로 그해 초연한 바 있다. 

대리모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여배우들의 감정 연기와 신경전이 돋보이는 서스펜스 장르다. 20대 임산부 이영서(배우 박현수)는 생활고로 인해 대리모를 하고 있다.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또 다른 임산부인 40대 남병주(설승혜)와 만나 언니 혹은 친정엄마 사이 같은 친밀한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두 여자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연출을 맡은 설승혜는 “당신들에게 결핍돼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당신들은 어떤 선택을 하며 걸어가고 있습니까? 저도 당신들도 가면 속에 살지 않길 바랄뿐”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공연 일시는 21일은 오후 7시 30분, 나머지 날은 오후 4시와 7시에 열린다. 관람료는 현장 구매시 1만5000원, 할인 혜택 시 1만원~8000원까지 가능하다.

# 제주 설화의 재해석 - 자청비

세이레의 191번째 공연으로 기록된 연극 <너른 세상을 가슴에 품은 자청비>는 작·연출 모두 정민자가 맡았다. 

김진국 대감과 조진국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자청비(배우 설승혜),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 같이 씩씩한 성격을 가진다. 하늘에서 내려온 문도령(오현수)과 인연을 맺고 문도령은 다시 돌아오겠다며 하늘로 올라간다. 그런데 하인 정수남이 자청비를 겁탈하려 하자 자청비는 정수남을 죽이고 집에서 쫓겨난다. 그렇게 방황하던 자청비는 문도령의 결혼식 비단을 준비한다는 할망을 만나게 되는데…. 

세이레는 이 작품으로 지난 2012년 제9회 고마나루 향토연극제에서 대상, 희곡상,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연출의 글에서 정민자는 “극단을 삼십여년 동안 힘겹게 끌고 오면서 다시 재기를 꿈꾸는 우리의 각오”라며 <자청비>를 다시 공연하는 심정을 밝혔다. 김영미의 지도로 안무 연출도 작품에 포함돼 있다. 세이레는 <자청비>로 올해 10월 열리는 전국 행사 말모이연극제에도 참여한다.

공연 일시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오후 7시 30분이다. 장소는 세이레아트센터다. 관람료는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8000원이다. 

# 해녀 몸짓 재현하다 - 바당 숨, 쉼, 삶

퍼포먼스단 몸짓은 9월 5일과 6일 세이레아트센터에서 무용극 <바당-숨, 쉼, 삶>을 공연한다. 고지선 안무, 강종임 연출이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인 해녀 공연 <비바리 연가>를 수정 보완한 후속 작품이다. 해녀의 일생을 통해 제주 바다와 해녀의 가치를 조명한다. ▲인트로 ▲척박한 땅, 제주 ▲애기 바당 ▲깊은 바당 ▲아웃트로까지 총 다섯 개 막으로 구성했다. 초연이 야외공연이라면 이번에는 실내로 옮겨 영상, 조명 등 변화를 가미했다.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아우르며 몸짓으로 해녀를 재현한다.

연출의 글에서 강종인은 “제주 해녀의 삶을 춤과 몸짓, 실제 해녀들의 인터뷰 영상 등으로 구성해 보여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제주해녀의 삶을 좀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출연진은 강종임, 고지선, 홍진숙, 진정아, 홍연일, 손라희, 박병성, 홍소라 등이다.

공연 일시는 5일 오후 4시와 7시, 6일은 오후 5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 공연마다 선착순 50명을 예약으로 받는다.

# 긴박했던 평화 협상의 순간 - 4.3평화인권마당극제

마당극을 통해 평화·인권, 그리고 4.3의 가치를 전파하는 <4.3평화인권마당극제>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첫 인터넷 생중계로 치러진다.

8월 22일부터 9월 6일까지 총 4개 작품을 공연하는데 ▲조천중학원(놀이패 한라산-제주) ▲언젠가 봄날에(놀이패 신명-광주) ▲투명인간(경험과 상상-서울) ▲협상 1948(극단 아신아트컴퍼니-대전)을 4.3평화인권마당극제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조천중학원>과 <협상 1948>는 제주 공연을 실시간 송출하고 <언젠가 봄날에>와 <경험과 상상>은 각각 광주와 서울 공연을 현지 송출한다.

<조천중학원>은 제주4.3 당시 새로운 시대를 기대한 조천중학원생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좌절을 그려낸다. 놀이패 한라산의 최신작이다.

<언젠가 봄날에>는 놀이패 신명의 대표 작품으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아들을 잃어버린 무당의 이야기다. 무대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면서 관객을 웃고 울린다.

<투명인간>은 우리 일상 곳곳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아줌마’ 여성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타인과 공감하고 연대하는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협상 1948>은 지난 7월 30일 초연한 따끈따끈한 작품이다. 1948년 4월 무장대 총책 김달삼과 김익렬 9연대장이 벌인 평화협상 현장을 무대 위로 옮겼다. 아신아트컴퍼니는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극단인데, 제주4.3에서 중요한 분기점인 평화 협상을 어떻게 연극으로 풀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올해 4.3평화인권마당극제는 유튜브 채널( www.youtube.com/43평화인권마당극제 )에서 생중계한다. <조천중학원>은 22일 오후 8시, <언젠가 봄날에>는 29일 오후 6시30분, <투명인간>은 9월5일 오후 4시, <협상1948>은 9월6일 오후 6시30분이다. 

이밖에 아동극 전문 극단 두근두근시어터는 8월 29일부터 30일까지 <할머니의 이야기치마>를 온라인으로 공연한다. 구체적인 방식과 시간 등의 정보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극단 파노가리도 신작 <개구리 왕국>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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