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사회 총파업 나서... 제주시 39%-서귀포시 46% 휴진

제주시내 모 의원은 병원 내부 사정으로 인해 오후 1시까지만 진료한다고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내 모 의원은 병원 내부 사정으로 인해 오후 1시까지만 진료한다고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정부 의료 정책에 반발한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에 나서면서 14일 제주에서도 우려됐던 의료공백이 발생했다.

제주도의사회에 따르면 이날 파업으로 인해 제주에서는 오전 11시 기준 병·의원 총 451곳 가운데 183곳 약 40%가 휴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346곳 가운데 135곳 약 39%, 서귀포시 105곳 중 48곳 약 46%의 휴진율을 보였다. 파업에 동참한 의사는 제주도의사회 추산 120여명으로 전해졌다.

파업에는 종합병원 전공의를 비롯해 개인 의원 의사들도 참여했다. 

도내 병원 곳곳서는 여름휴가안내를 안내하고 휴진에 들어간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도내 병원 곳곳서는 여름휴가안내를 안내하고 휴진에 들어간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연중무휴 진료'를 안내해 오던 제주시내 모 의원은 '내부 사정으로 진료가 불가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문 앞에 붙여놓았다.

파업 소식을 미처 듣지 못한 일부 환자는 진료를 받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현재 제주는 △종합병원 6곳과 △병원 8곳 △요양병원 10곳 △보건진료소 47곳 △보건지소 11곳 등이 정상 운영 중인 상태다. 10곳 중 4곳은 문을 닫았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가 지침상 30% 이상 휴진 시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게 했지만, 각 행정시와 의논한 결과 종합병원 24곳과 보건진료소 66곳 등에서 진료를 펼치고 있어 명령을 내리진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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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사회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제주시 애월읍 새마을금고 연수원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해 대한의사협회 파업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

이날 오후 2시 30분 제주시 애월읍 새마을금고 연수원에서 개최된 궐기대회에서는 강지언 제주도의사회 회장을 비롯한 종합병원 전공의 등 의료진이 참여했다. 

강지언 제주도의사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가 시간이 남아돌고 도민 건강을 볼모로 싸우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 건강에 역행하는 정부의 말도 안 되는 정책이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밀실에서 의료계 논의 없이 결정된 정책과 국민 건강권을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보건의료기본법에 명시된 보건의료발전계획 없이 추진되는 독단적인 운영 행태서 벗어나 의료계와 함께 계획을 수립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잘못된 정책을 폐기하고 원점서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이날 이후 벌어질 모든 책임은 정부 당국에 있음을 명확히 한다”고 정부를 향해 경고했다.

강 회장은 도민을 향해 “의료현장서 환자 아픔을 이해하고 돌보는 일은 의료진이다. 의료계 외침에 귀 기울여 달라. 달리 방법이 없어 투쟁으로 불편 끼쳐 죄송하다”며 “이런 일이 반복돼 장기화가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격려사에 나선 이유근 아라요양병원장은 “중앙에서 정책을 수립할 때는 전문가 의논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며 “국민을 위해 무엇이 올바른 일인지, 나라와 국민 이득을 위해 어떤 길이 올바른지 생각하고 행동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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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보고 있는 의료진들. ⓒ제주의소리

이어진 궐기대회는 서울 여의도서 대한의사협회가 진행 중인 집회 현장 생중계와 영상 시청, 자유발언 등이 이어졌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도입 등 정부 정책에 반발, 파업에 나서고 제주도의사회도 동참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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