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정 대폭 축소, 전 공연 생중계 전환...사 반세기 역사 정리 ‘성과’

제25회 제주국제관악제가 코로나19라는 암초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마무리됐다. 무관객, 비대면이라는 열악한 여건이었지만 유튜브 생중계, 영상 심사 등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한 주최 측의 노력이 빛났다.

이번 제주국제관악제는 당소 계획한 9일, 60회 이상 공연에서 5일, 7회로 대폭 줄어들었다. 모든 공연은 관악제 유튜브와 지역방송사로 중계하는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국제관악제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연주자, 예술감독, 콩쿠르 심사위원 등 해외 관계자는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던 시기를 돌이켜보면, 화면으로 대신한 올해 관악제는 고육지책으로 평가할 만 하다.

줄어든 몸집이지만 그 속에서도 최대한 다양한 관악의 매력을 선보이려 한 조직위원회(위원장 현을생)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초청 음악인 상당수를 국내 젊은 유망주로 채우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제주 가수 진시몬, 음악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 출연자 김주택과 4인조 ‘에델 라인클랑’ 등 대중적인 눈높이를 고려한 구성은 계속 이어졌다. 대금 연주자 김한백과 장구 연주자 김원식, 부녀 트럼펫 연주자 안희찬·안석영, 열정과 실력이 조화를 이루는 넘치는 모모 앙상블, 브라스아츠 서울 등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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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음악회 유튜브 영상.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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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관악제 유튜브 영상. ⓒ제주의소리

특히, 평소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악제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제주지역 음악인들은 어려운 시기에 더 큰 힘이 됐다. 

제주도립교향악단 클라리넷 수석 문희영이 중심이 된 룬 클라리넷 앙상블, 서귀포관악단 상임 단원들로 구성된 쥬아유 리드 앙상블, 제주국제관악제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제주윈드오케스트라, 언제나 든든하게 돕는 제주도립예술단 포함, 관악제를 위해 애쓴 지역 음악인들의 노력은 힘든 때인 만큼 더욱 빛난다.

제15회 관악·타악콩쿠르도 관악제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과정을 겪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보낸 연주 영상을 심사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심사했는데, 참가자도 심사위원도 처음 겪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준비 과정에 많은 공을 들이면서 불편과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였다는 것이 많은 콩쿠르 심사위원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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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 2차 심사 모습. 영상을 통해 이뤄졌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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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 2차 심사 모습. 영상을 통해 이뤄졌다. ⓒ제주의소리

140명에서 추려진 유포니움, 베이스트롬본, 튜바, 타악기 최종 후보들의 결선은 11월 5일부터 8일까지 제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확산세인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할 때 변수는 남아있다.

올해는 제주국제관악제가 탄생한지 25년이 되는 해이다. 조직위원회는 관악제의 지난 역사를 정리한 기록전과 도록을 발간했다. 사 반 세기에 코로나까지... 조직위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해가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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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제 사 반 세기 기록을 모은 전시. 2003년 '사스' 전염병 소식을 다룬 기사가 보인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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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제주의소리

비록 관악제는 끝났지만, 영상은 계속 남아있다. 현장이 아닌 화면에 익숙해져야 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고 여전히 어색하지만, 2020 제주국제관악제의 순간순간은 관악제 유튜브 채널( www.youtube.com/제주국제관악제 )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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