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철회위해 양 종교 합동기도회 개최 긍정적 검토키로
그리스도인 단식 4일째날, 천주교 사제단 측에 신중히 제안

▲해군기지 유치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그리스도인들은 28일 금식기도회장을 찾아온 천주교제주교구사제단과 합동으로 평화기도회를 열 것을 제안했고, 천주교사제단 측이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키로 해 합동기도회 성사여부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천주교사제단 단식에 이어 기독교 성직자를 중심으로한 그리스도인들의 단식이 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신·구교가 함께하는 제주해군기지 철회를 위한 평화기도회가 추진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28일 그리스도인들의 단식기도회가 열리고 있는 '늘푸른교회'(제주시 노형동 소재)를 위문방문한 천주교제주교구 대표 사제단에게 기독교 성직자들이 합동 평화기도회를 열것을 제안했고, 천주교사제단이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뜻을 밝혀 합동기도회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주교제주교구 김창훈 총대리신부를 비롯한 4명의 사제단은 이날 오후 5시경 해군기지 철회를 촉구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금식기도회장을 찾았다.

이날 방문은 지난 24일을 끝으로 일주일간 이어졌던 천주교사제단의 단식기도 때 기독교 성직자들의 위문방문에 대한 화답 방문 성격을 띠기도 했다.

이자리에서 이정훈 목사(늘푸른교회)를 비롯한 기독교 성직자들은 "종파를 초월해 '평화를 전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평화의 섬 제주를 전쟁없는 진정한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제주해군기지 유치결정 철회를 위해 신·구교가 함께하는 '합동 평화 기도회'를 열수 있다면 그것이 갖는 상징성과 의미는 매우 클 것"이라고 신중히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창훈 총대리신부는 "가톨릭인들은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전쟁과 관련된 모든 군비증강을 원칙적으로 반대해왔다"면서 "제주땅에 참된 평화의 길을 열어 가고자 하는 가톨릭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평화기도회를 열 수 있도록 적극 논의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따라서 두 종교의 합동 평화기도회가 성사된다면 그 시기는 천주교제주교구 강우일 주교가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는 다음달 초순으로 예상되고 합동 기도회 개최는 빨라도 6월중순 경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창훈 신부는 "그동안 천주교 신자들 중에도 해군기지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면서 별 관심을 갖지 않다가 사제단의 단식으로 이 문제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일부 찬성하던 신자는 물론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많은 신자들이 최근들어 왜 해군기지를 반대해야 하는지에 상당부분 공감하면서 여론이 변화하고 있음이 두드러지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목사는 이에 대해 "힘과 무력으로 평화를 지키려는 것은 참 평화의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면서 "이번 그리스도인들의 금식기도회는 이런 뜻을 담아 종파를 초월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금식기도에 함께한 기독교 성직자들은 예수교장로회, 기독교장로회, 구세군, 대한성공회 등 기독교내 서로 다른 종파에서 참여하고 있다.

▲ 28일 기독교 성직자들이 금식기도회장을 위문차 찾아온 천주교제주교구사제단 대표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날 기독교와 천주교 성직자들은 해군기지 유치결정 철회를 위해선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가  꾸준히 목소리를 키워가야 한다는데도 공감했다.

특히 천주교사제단은 이와 관련, 제주교구 산하에 설치하기로한 '평화의 섬 수호특별위원회'의 정식 발족이 임박했음도 언급했다.

김창훈 신부는 "지난 24일 단식을 마치는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제주도를 참된 평화의 땅, 천혜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섬으로 가꿔나가기 위해 '평화의 섬 수호특별위원회'를 정식으로 발족해 해군기지를 비롯한 제주지역 군사기지설치 반대운동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며 "강우일 주교께서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는 6월4일경 인가를 받는 즉시 출범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를 진행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독교 성직자들은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면 역사적으로 힘들때마다 가톨릭의 물꼬를 터왔다. 이번에도 천주교사제단의 단식이 매우 큰 역할을 해주었다"면서 "여기서 우리 종교인들이 물러서면 해군기지 문제는 되돌리기 힘들지 모른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종단과 종파를 초월한 종교인들의 실천행동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처럼 종교를 초월해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와 신념을 지켜내고 제주해군기지 철회를 이루기 위한 신·구교 성직자들의 잇따른 단식과 합동기도회 추진 등이 도민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