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 마라톤동호회 '하이런'의 한라산 산행

   
 
 
# 제주시청 마라톤 동호회(하이런) 회원과 가족들이 같이 한 산행

다람쥐 챗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새로운 활력소를 찾기 위해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여가생활은 오름 등반과 산행이 최고인 것 같다.

경제적 걱정을 하지 않고 배낭 하나 둘러메고 등산화만 신으면 무작정 달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오전 5시30분 제주시청에 집결한 제주시청 마라톤 동호회 하이런 회원 25명은 6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한라산 영실로 향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막바지.

산들이 서로 앞다퉈 울긋불긋한 옷으로 갈아입고 뽐내는 계절 앞에 한라산을 붉게 물들이는 철쭉꽃은 여름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아름다운 선홍빛 철쭉의 유혹은 '구름 모자를 쓴' 산할아버지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에는 한라산철쭉제까지 열려 철쭉 꽃송이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 길가던 나그네의 걸음마저 멈추게 했다는 철쭉

오전 6시20분 영실입구.

일행은 영실입구에서 기념사직을 찍고 새벽산행에 나섰다.

새벽이라 등반에 여유가 있었다.

길 가던 나그네의 걸음을 자꾸 멈추게 했다는 철쭉이 우릴 반겨주고 짙어가는 녹음과 형형색색의 등산복이 만나 장관을 이루는 새벽산행 길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급경사를 오르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역시 산행은 완만한 코스보다 헉헉대고 오르는 급경사의 영실코스가 매력적이다.

평소 직장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대자연 앞에 훌훌 털어버리고 가리라.

30여분을 헉헉대며 걷다 보니 숨이 더욱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나무숲 사이로 바위틈을 비집고 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나무뿌리에 발을 의존하며 오르다 보면 자연의 소중함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듯 싶다.

한시간 남짓 걸었을까 윗세오름에 도착해서 라면과 함께 소주 한 잔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하산을 위해 어리목 코스로 향했다.

하산할 때는 등산로 입구와 연결된 국도까지 무단주차 차량이 즐비해 교통이 마비되는 등 내려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다음 등산할 때는 현명함이 필요한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산하고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회원들과 신제주에 있는 한 해장국집에서 산행 후의 덕담을 나누며 막걸리 잔을 기울였다.

이때 한 회원이 "이번 산행을 계기로 월 1회는 산악훈련으로 대체하자"고 말했고 다른 회원들 모두가 동의했다.

이날 회원들은 다음달초 제주마라톤 축제 때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산행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각자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철쭉은 '사랑의 즐거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길가던 나그네의 걸음을 자꾸 멈추게 했다는 의미로 '척촉'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붉디 붉은 바위 끝에 잡고 온 암소를 놓아두고 나를 부끄러워 아니 한다면 저 꽃을 바치겠나이다'

이는 절벽 위에 피어 있는 철쭉을 탐냈던 수로부인(신라 선덕왕 때 순정공의 처)에게 신비한 노인이 철쭉을 바치며 불렀다는 '헌화가'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