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 김상협 제주연구원장 예정자...감사위 감사청구

김상협 제주연구원장 예정자와 강철남-이상봉 의원
김상협 제주연구원장 예정자와 강철남-이상봉 의원

 

원희룡 지사가 야심차게 만들었던 그린빅뱅위원회가 법적 근거없이 만들어졌고, 김상협 제주연구원장 예정자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제주도 공기관대행 연구용역 부실로 감사위원회 감사청구를 도의회 차원에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상봉)는 26일 오전 10시부터 김상협 제주연구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진행했다.

이날 인사청문은 원희룡 제주지사가 미래비전이라고 야심차게 추진했던 '그린빅뱅위원회'가 사실은 법적 근거없이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김상협 예정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을)은 "원희룡 지사가 취임 이후 그린빅뱅추진위원회를 만들었는데 무슨 역할을 맡았느냐"고 물었다.

김 예정자는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2018년부터는 개방형 포럼의 공동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며 "사실상 봉사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강 의원은 "2015년 구성계획을 보면 임기도 없고, 최초 발족식도 서울에서 했다"며 "실무를 김 예정자가 대표로 있는 (사)우리들의미래가 맡은 것으로 보면 처음부터 예정자를 법적근거없이 예정자를 위한 위원회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예정자는 "서울에서 발족한 것은 맞지만 14차례 그린빅뱅위원회 회의 대부분을 제주에서 열렸다"며 "시작할 때 편의상 서울에서 한 것이며, 위원회에 참석한 인사들 역히 제주도를 위해 순수한 마음에서 봉사하고 있고, 우리들의미래는 심부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강 의원은 "위원회는 법적 설립근거가 있어야 한다. 원 지사가 2014년 만들었던 협치준비위원회가 법적근거없이 만들었다가 활동 중단을 한 바 있다"며 "설립근거가 없으면 회의수당이나 국외 여비지원도 못한다. 근데 그린빅뱅위원회는 해외여비까지 받았다"고 비판했다.

김 예정자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게 맞는데 임의적인 성격이었다"며 "작고하신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외부전문가 자문을 위해서 해외여비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법적 근거없이 만들어진 위원회는 그동안 받았던 실비나 국외여비를 반납해야 하고, 활동도 중단해야 한다"며 "아주 여러번 경비를 지원받고 국제행사도 참여했다. 제주도에서 위원장을 만들었고, 처음부터 우리들의미래와 공동운영해 왔다. 연구원장으로 공모한 것을 보면 원희룡 지사와 지나치게 밀접한 관계"라고 문제제기했다.

김 예정자는 "지적한 부분은 제도적으로 매끄럽게 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개선돼야 한다"면서도 "다만 자문을 응한 우리들의미래나 그린빅뱅위원회 자문위원들은 무보수를 일하고 있다. 제주도에 뭔가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충심이 있다. 믿어달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제2공항 개항을 지원하겠다는 서면 답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제주연구원 경영계획서를 보면 제2공항 개항을 지원하겠다고 나와 있다"며 "최근 8월14일 도민여론조사를 보면 주민투표를 해야 하는 게 지배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예정자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해 여러 대통령이 대선공약이었고, 여러 지사님들이 공약이었다"고 답변했다.

강 의원은 "도민 여론과 동떨어진 답변"이라고 하자, 김 예정자는 "중앙에선 제2공항을 제주도의 숙원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국책사업으로 선정됐고, 다른 대안이 없다면 결정은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이상봉 위원장은 "그린빅뱅위원회가 설립근거 없이 예산이 지원됐다. 법령이나 조례가 없으면 예산을 지원하지 못한다"며 "위원회 명칭을 불문하고 행정기관 자문에 응하거나 임의적으로 예산을 집행받으면서 혜택을 받았다.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따졌다.

김 예정자는 "깊이 살펴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원희룡 지사와 그만큼 친분이 두텁고, 측근이라는 소문 때문에 조례를 무시하면서 행정에서 지원해 왔다. 지금처럼 문제제기가 없으면 그대로 넘어갔다"며 "예정자가 대표로 있는 우리들의미래 역시 원희룡 지사에 대한 정책보좌연구소로 이해한다"고 비판했다.

김 예정자는 "우리들의 미래는 기재부에 등록된 단체로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모든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한다면 저만이 아니고 다른 분들에 대한 상처를 주는 것이다. 제가 양심을 걸고 정치적인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원희룡 지사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문종태 의원은 김 예정자가 대표로 있는 우리들의미래에서 공기관대행으로 발주한 용역이 부실하다며 감사위원회 감사청구를 꺼내들었다. 

문 의원은 "우리들의미래가 설립된 지 1년밖에 안됐는데 에너지공사와 테크노파크로부터 4건의 용역을 수주했다"며 "연구결과도 부실하다. 용역을 맡긴 에너지공사, 지도감독할 제주도 역시 문제다. 감사위원회 감사를 청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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