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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도착하기 전 피켓을 손에 쥐고 시위 중인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 ⓒ제주의소리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31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의 갈등을 공식 사과한 가운데, 현장에 참석한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들은 "기만적인 사과"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부 총장은 이날 오후 서귀포시 강정마을커뮤니티센터를 찾아 해군본부-강정마을회 간 민군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 앞에 고개를 숙이며 그간의 갈등과 반목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했다.

부 총장은 "해군기지 기지 유치 과정과 공사 진행 과정에서 구상권 청구, 행정대집행 등 가슴 아픈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해군기지 유치와 건설 추진 과정에서 주민 여러분께 불편과 갈등을 초래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다만, 부 총장이 당도하기 전에 행사장을 찾은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들은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은 대국민 사기극, 군사 보호구역 확장 결사반대', '시민을 우롱하는 제주해군기지 폐쇄하고 철저한 진상규명 실시하라', '부석종 해군 썩은 사과 필요없다, 송강호를 석방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현수막과 피켓을 손에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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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총장이 발언하는 가운데 일부 활동가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부 총장이 발언하는 과정과 강정마을회와의 협약을 맺는 과정에서도 일부 활동가들이 거세게 항의하며 이를 저지하는 해군 측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민과의 대화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서도 길목을 막아선 활동가들과 해군 경호인력이 한데 뒤엉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여 온 강정평화네트워크는 이날 부 총장의 강정마을 방문과 관련 성명을 통해 "군사시설보호구역 확장을 위해 시민을 우롱하는 기만적 사과"라고 혹평했다.

이 단체는 "해군 총장이 진정 사과한다면 거짓, 기만, 폭력 위에 세워진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정마을회에 대해 "강정마을회가 부 총장의 사과 자리를 만든 것이 해군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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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서 길목을 막아선 활동가들과 해군 경호 인력이 한데 뒤엉키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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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서 길목을 막아선 활동가들과 해군 경호 인력이 한데 뒤엉키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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