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비상도민회의 "도의회 도민공론화 방해 행태" 비판

제주도청 홈페이지 내 '제2공항 상생방안 의견수렴' 게시판. 단순 찬반을 논하는 장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청 홈페이지 내 '제2공항 상생방안 의견수렴' 게시판. 단순 찬반을 논하는 장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제주의소리

원희룡 제주도정이 제주도청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한 것과 관련, 제2공항 반대단체들이 "형식적인 게시판 운영으로 도민공론화를 방해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11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제주도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제2공항에 대한 의견을 수합했다. 이는 제주도가 도민공론화에 동참해 달라는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의 요구를 뒤로 하고 별개로 진행한 절차다.

이 기간 중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의견은 총 315건이다. 제주도는 이에 더해 서면으로 접수된 의견서도 1000여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2공항 반대 단체들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일 성명을 통해 "말이 좋아 의견수렴이지 도민사회가 원하는 도민결정권이 보장되는 공론화와는 전혀 다른 일방적인 인터넷 게시판 의견수합에 불과했다"고 성토했다.

실제 게시글이 비밀글로 잠기는 해당 게시판은 '제2공항 찬성한다', '제2공항 반대한다' 제목의 게시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에 대한 찬성의견과 반대의견을 단순하게 형식적으로 수합하는 것으로 이전에 해왔던 제주도의 의견수렴 절차와 어떠한 차이도 찾기 힘들뿐 더러 이제까지 제기돼 온 제2공항의 불필요성과 현 제주공항 활용에 대한 의견들을 교묘하게 묵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찬성과 반대로 나누는 형태의 여론수렴을 할 수 없다고 큰 소리쳐 온 원희룡 지사는 실제로는 정반대로 찬성과 반대로 나눠진 의견을 수합하는 형식적인 게시판만 열어놓았을 뿐"이라며 "결과적으로 도민의 민의를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여주기식으로 여론수합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가 이렇게 형식적인 의견수합을 진행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제주도의회 제2공항특위의 활동을 폄훼하고 위축시켜 도민공론화를 좌절시키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며 "도의회 특위 활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위축시키려는 것은 구시대적 독선과 아집의 정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지사는 도민사회가 요구하는 도민공론화를 즉각 받아들여 제주도의회 특위 활동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국토부 역시 시간끌기용인 형식적인 제주공항 확충 검증 방안을 철회하고 지금이라도 특위의 도민공론화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전문]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성명

원희룡도정은 형식적인 게시판 운영으로 도민공론화 방해하지 말라!

“형식적인 게시판 운영이 무슨 도민의견수렴인가?
도민의견수렴 왜곡 조작 말라!”
“원희룡도정 도민공론화 방해 멈추고 제주도의회에 협력해야”

 제주도는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제주도의회 제2공항특위)가 도민공론화에 동참해 달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지난 8월 11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도의회와는 별도의 제2공항 찬반의견수렴을 진행했다.  말이 좋아 의견수렴이지 도민사회가 원하는 도민결정권이 보장되는 공론화와는 전혀 다른 일방적인 인터넷 게시판 의견수합에 불과했다. 

 이는 제2공항에 대한 찬성의견과 반대의견을 단순하게 형식적으로 수합하는 것으로 이전에 해왔던 제주도의 의견수렴 절차와 어떠한 차이도 찾기 힘들뿐 더러 이제까지 제기되어온 제2공항의 불필요성과 현 제주공항 활용에 대한 의견들을 교묘하게 묵살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찬성과 반대로 나누는 형태의 여론수렴을 할 수 없다고 큰 소리쳐온 원희룡지사는 실제로는 정반대로 찬성과 반대로 나눠진 의견을 수합하는 형식적인 게시판만 열어놓았을 뿐이었다. 코로나19 시대 항공업의 불황뿐만 아니라 여행·관광업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해 관광객전용공항 자체가 불필요하고 기존 제주공항을 활용하라는 도민의견이 다수인 점을 우려한 정치적 행보라고 밖에 이해할 수 없다. 특히 홈페이지에 찬성과 반대의 개인의견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의견수합이 이뤄지다보니 참여율도 아주 미미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도민의 민의를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여주기식으로 여론수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가 이렇게 형식적인 의견수합을  진행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제주도의회 제2공항특위의 활동을 폄훼하고 위축시켜 도민공론화를 좌절시키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는 것이다.

 거듭 밝히지만 제주도의회 제2공항특위의 도민의견수렴 절차는 애초 국토부와 원희룡도정이 도민공론화를 거부했기 때문에 도민 1만명의 서명 청원으로 이뤄진 것이다. 지극히 민주적이며 합법적인 절차이자 제주도민의 민의를 청원의 요구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이런 전후사정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이런 식으로 제주도의회 제2공항특위의 활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위축시키려는 것은 구시대적 독선과 아집의 정치일 뿐이다. 민주주의 정신을 역행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확대를 통한 국민주권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시대 역행의 정치다.

 이미 수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의 요구는 명확하게 밝혀졌다. 도민결정권이 보장되는 도민공론화 절차를 시행하라는 것이 바로 도민들의 요구다.  이런 요구를 외면하는 원희룡지사는 민의를 수렴할 도지사로서의 자격이 없다. 

 따라서 원희룡지사는 도민사회가 요구하는 도민공론화를 즉각 받아드려 제주도의회 특위 활동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아니면 지사직을 내려놓고 본인이 원하는 정치의 길로 걸어가길 바란다. 더불어 제주도의회가 도민사회의 민의를 대변해 도민공론화를 이뤄가는 과정에 어떠한 형태로든 방해하지 말길 바란다. 국토부 역시 시간끌기용인 형식적인 제주공항 확충 검증 방안을 철회하고 지금이라도 제주도의회 제2공항특위의 도민공론화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그에 따른 결과에 승복하고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끝>

 2020년 9월 1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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