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신호등 꺾이고 간판 떨어져, 안전조치 52건...1700여 가구 정전피해도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제주를 덮치며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귀포 남동쪽 약 19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19km의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태풍 마이삭은 중심기압 945hPa에 중심 최대풍속은 시속 162km(초속 45m)로, 강풍반경 360km의 '매우 강'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제주는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효중이다.
태풍이 제주에 가장 근접하는 시기는 오후 7시 전후가 될 전망이다. 오후 9시께는 서귀포 동쪽 약 150km 부근 해상을 지나겠다. 내일 오전 3시에는 부산 북쪽 약 80km 부근 육상, 오전 9시에는 강릉 북쪽 약 150km 부근 해상을 지나 30시간 이내에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 전역에는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대로 인해 시간당 최대 4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오후 4시 기준 하루 강수량은 한라산 사제비오름 341.0mm, 어리목 306.5mm, 삼각봉 271.0mm, 영실 235.0mm을 기록했다. 제주시 57.8mm, 산천단 131.5mm, 유수암 142.5mm, 서귀포 44.0mm, 남원 57.0mm, 성산 71.6mm, 한림 48.0mm, 금악 143.5mm 등이다.
기상청은 제주지역에 100~300mm의 비가 더 내리고, 산간지역에는 4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거센 바람으로 인해 벌써부터 곳곳에서 피해 소식도 속출하고 있다.
오후 4시까지 서귀포 지귀도에는 시속 120km(초속 33.2m)의 강풍이 기록됐고, 선흘 118.1km/h(32.8m/s), 새별오름 116.3km/h(32.3m/s), 제주 115.9km/h(32.2m/s), 성산수산 107.3km/h(29.8m/s), 윗세오름 104.4km/h(29.0m/s)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오후 4시까지 제주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안전조치 건수는 총 52건이다. 창문 3건, 수목 12건, 부대시설 6건, 전기시설 2건, 간판 10건, 도로 2건, 기타 17건 등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21건, 서귀포시 15건, 서부 8건, 동부 8건이 각각 접수됐다.
오전 8시를 전후로 먼저 태풍의 영향을 받은 서귀포시 지역에서 간판, 창문, 지붕 등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고, 낮 시간부터는 제주시 일대로 피해가 퍼졌다. 신호등, 가로수, 지붕판넬 등 가리지 않고 피해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낮 12시45분에는 서귀포시 서호동의 한 마을 안길에서 나무가 강풍에 넘어지면서 주차중인 차량을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1시35분에는 노형동 공사장의 시설물이 날려 안전조치됐고, 오후 2시 20분에는 외도동의 신호등이 바람에 꺾이며 긴급 복구가 이뤄졌다. 오후 3시에는 한경면 판포사거리의 신호등이 꺾이기도 했다.
강풍에 의해 고압선이 끊기며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오후 4시까지 정전된 가구는 제주시 연동 898가구, 일도2동 661가구, 서귀포시 호근동 164가구 등 총 1723가구다. 이중 일도2동 정전 피해 가구에 대해서는 아직 복구작업이 진행중에 있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모두 막혔다. 태풍특보가 발효된 제주공항은 오전 8시 대구행 티웨이항공 TW802편이 운항을 취소하는 등 출발 180편, 도착 192편 등 372편이 결항됐다. 도항선과 여객선 등도 일찌감치 결항을 확정지었다.
태풍 북상과 함께 천문조에 의해 바닷물이 높아지는 기간이어서 해안지역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오늘 오후 10~12시께 만조시각과 겹친 폭풍해일 월파가 해안가를 침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제주시 만조 시각은 오후 11시22분, 서귀포시는 오후 10시 26분을 전후다.
기상청은 "태풍이 제주에 가장 근접하는 저녁 시간대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하수범람으로 인해 도로가 침수되는 곳도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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