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희곡 선집 <불멸의 영혼>, 작품집 <레드 아일랜드> 발간

제주 극작가 장일홍이 펴낸 4.3희곡 선집 '불멸의 영혼'과 4.3작품집 '레드 아일랜드'. ⓒ제주의소리
제주 극작가 장일홍이 펴낸 4.3희곡 선집 '불멸의 영혼'과 4.3작품집 '레드 아일랜드'. ⓒ제주의소리

제주 극작가 장일홍(71)이 제주4.3의 아픔이 담긴 희곡 선집 <불멸의 영혼>(연극과 인간)과 작품집 <레드 아일랜드>(월인)를 발간했다.

이번 신간은 제주도,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20년도 문화예술지원사업 일환인 ‘원호 예술인 지원 회고 사업’을 통해 지원받아 발간됐다. 

<레드 아일랜드>는 △단편소설 ‘군마도(群馬圖)’와 △희곡 ‘태풍’, ‘강신무(降神舞)’를 시작으로 △뮤지컬 ‘잠들지 않는 남도’ △시나리오 ‘레드 아일랜드’ 등이 담겼다.

그중 희곡 ‘강신무’는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서울 대학로 샘터파랑새소극장서 심재찬 연출로 공연되기도 했다. 작가는 “당시 문화부 기자였던 소설가 김훈이 희곡평을 썼다. 당선 소식을 듣고 마신 술에 대취해 울었던 기억이 새롭다”고 회고했다.

시나리오 ‘레드 아일랜드’는 4.3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희곡 ‘붉은 섬’을 각색한 작품으로 작가는 “언젠가 영화로 만들어지길 손꼽아 기다린다. 4.3영화가 국제영화제서 작품상을 받는 것이 내 오랜 꿈”이라고 설명한다.

4.3 희곡 선집인 <불멸의 영혼>은 ‘당신의 눈물을 보여주세요’, ‘붉은 섬’, ‘이어도로 간 비바리’, ‘불멸의 영혼’ 등 총 7개 작품이 실렸다.

‘붉은 섬’은 1991년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제주4.3을 희곡으로 처음 알린 작품이다. ‘불멸의 영혼’은 4.3당시 제주서 9연대장이었던 김익렬을 주인공으로 한 희곡이다. 김익렬 회고록을 바탕으로 창작됐다. 여기서 작가는 “김익렬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지만, 나는 그를 충성스런 군인으로 봤다”고 밝힌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제주4.3을 겪어온 민초들의 초상을 담아내는 등 4.3의 실상을 정면으로 잘 드러낸다. 

그는 후기를 통해 “4.3은 언제나 웅숭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내 마음의 풍금소리요, 영혼의 떨림”이라면서 “여러 장르에 걸친 글쓰기를 통해 4.3의 형상화를 위해선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집단 학살된 3만여 4.3희생자들의 원혼을 저승 상다락으로 보내드리는 무혼곳 대신에 나는 글로써 영령들을 위무하는 해원의 제문을 올려드리려 한다”며 “영령들이여! 이제는 피맺힌 원한일랑 몬딱 서천 강물에 흘려보내고 극락에서 고이 잠드소서”라고 말했다.

▲ 장일홍 극작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 장일홍 극작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장일홍 작가는 1950년 제주시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거쳐 서라벌예술대학을 중퇴했다.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으며 꾸준히 희곡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문학상 신인상(1991), 한국희곡 문학상(2000), 전통연희 창작희곡 공모 최우수상(2003), 월간문학 동리상(2004) 등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4.3 장편소설 <山有化>를 간행했다.

<불멸의 영혼>(연극과인간), 457쪽, 2만5000원.
<레드 아일랜드>(월인), 302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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