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우발적 범행 아닌 계획살인" 주장

지난달 31일 30대 여성 변사체가 발견된 제주시 도두1동 풀밭. ⓒ제주의소리

최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인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묻지마 강도살해 사건'이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살인이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7일 '지난 8월 30일 제주도 민속오일장 인근 30대여성 살인사건의 피해자 아버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자신을 피해자의 아버지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너무도 허망하고 억울한 마음에 국민 여러분들께 이렇게나마 청원을 올리게 됐다. 착하게만 살아 온 제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것에 대하여 한이 맺히고 억울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다.

청원인은 "제 딸은 작은 편의점에서 주말도 쉬지 않고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집에서 편의점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다. 더더욱 한이 맺히고 억울한 것은 교통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그런일이 생겼다는 것이 가슴이 무너지고 막막하기 그지 없다"고 애끓는 심경을 토해냈다.

그는 "저의 딸이 죽은 후에야 알게 되어서 너무도 가난하게 살았던 부모를 만나서 고생도 많이 하고 결국은 이렇게 죽음을 겪게 하니 아버지로써 얼마나 통탄스러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청원인은 "가해자는 그래도 1톤 탑차를 소유하고 택배 일도 했다는데 일이 조금 없다고 그런 끔찍한 일을 할 수가 있나. 요즘 막노동만 해도 하루 일당으로 일주일을 생활할 수가 있을 것 같은데, 하물며 교통비를 아끼며 출퇴근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흉기로 살인을 했다는 것은 계획적인 살해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폐쇄회로(CC)TV 화면상의 가해자가 차량을 타고 제주시오일장 주차장을 배회한 것도 계획적인 범행을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청원인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범행을 한 것을 보면 성폭행도 범하려고 하다가 제 딸이 심한 반항을 하니까 흉기로 수 차례를 공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청원에는 7일 오후 10시 기준 7500명이 동참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 지난 3일 게시된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살해한 제주 20대 남성의 신상 공개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합니다'라는 청원에도 현재 7만여명이 동의했다.

한편, 사건 피의자인 강모(29)씨는 제주시오일장 인근에서 A(39·여)씨를 살해해 돈을 빼앗은 혐의(강도살인)로 구속됐다.

강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50분쯤 제주시 도두동 제주민속오일시장 북측 콩밭에서 A씨를 살해하고 휴대전화와 지갑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제주시 도두동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걸어서 귀가하던 중 약 2km 떨어진 제주오일시장 인근에서 강씨에 끌려가 기습을 당했다. 평소 A씨는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운동 삼아 이 길을 통해 주거지까지 걸어서 이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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