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20일 메가박스 제주점...46개 작품 상영

사회적 약자와 다양한 소수자의 삶을 그린 영화를 통해 서로의 삶에 대해 공감하고 연대하는 제주여성영화제의 21번째 서막이 오른다.

(사)제주여민회는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메가박스 제주점에서 <제21회 제주여성영화제 ‘우리는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제주여성영화제는 초청작과 올해의 특별시선 등을 통해 여성 운동, 재난, 가난, 노동자, 인권, 성폭력 등 전 세계 다양한 영화들을 제주 사회에 소개해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46편이 준비됐다.

영화제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은 폴란드의 여성해방운동을 이룬 초기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다룬 <우먼파워>(2018)다. 100여년 전 폴란드 독립 과정에서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운 그들의 운동을 담은 작품을 통해 ‘여러분은 지금 어떤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올해의 특별시선으로 선정된 재난영화 <생존율지도>(2019)를 통해 생존에 대한 양극화 문제를 짚어내는 등 코로나19 시대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사당동 더하기 33>(2020)을 통해선 막노동으로 생계를 잇고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무거운 가족 이야기를 보여줘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어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2020)는 노동문제를 피해자 서사로 국한하지 않고 원청과 하청 등 ‘노노갈등’을 다뤘다. 또 성폭력 ‘피해자’라는 이름 안에 박제될 수밖에 없던 과거에서 벗어나 ‘생존자’의 이름으로 다시 서는 작가의 모습을 담아낸 <죽은 민영이의 장례식>(2019)도 상영된다.

폐막작은 2012년, 시리아 알레포 대학 중심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사마에게>(2020)가 준비됐다. 아사드 가문의 독재정권에 저항한 5년간의 끔찍한 일상을 보내던 중 ‘와드’는 사마를 낳으며 위태로운 행복을 맛본다. 끝까지 저항해보지만 다가오는 정부군에 위협을 느끼는 그들은 무사할 수 있을까.

이밖에도 기지촌 여성의 사연을 담은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2019), 여성 노인 대상 성범죄 문제를 다룬 <69세>(2020), 엄마와 딸의 삶을 이야기한 <마우스피스>(2018)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어 단편경선 요망진당선작 본선진출작도 소개된다. 이혼 문제를 다룬 <결혼은 끝났다>(2020), 딸의 동성애를 인정하고 사는 엄마 이야기 <굿마더>(2020), 한글을 배우지 못했던 늦깎이 교육생 할머니 이야기를 담은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2019) 등 10편이다.

21회 제주여성영화제는 시네 토크 프로그램인 ‘감독과의 대화’와 ‘스페셜 토크’가 준비됐다. 감독과의 대화는 △18일 오후 8시 7관, <69세> 임선애 감독 △19일 오후 7시 10분 7관, <비밀의 정원> 박선주 감독 △20일 오전 10시 30분 6관, <깃발, 창공, 파티> 장윤미 감독 등 마련됐다.

스페셜 토크의 경우 다양한 게스트가 참여한 가운데 영화를 통해 주제를 논의한다. 

△<마더로드> ‘자동차라는 편리함의 대가:공간감각과 사회적 유대의 상실’, 서영표 제주대 교수 △<생존율지도> ‘재난이 보여주는 재난’,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정주 평화의 문화 만들기 국제네트워크 소속 △<감염된 여자들> ‘끝장내는 여자들’, 주정애 제주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그 해, 트랜지션 + 퀴어053> ‘퀴어064’, 신현정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임도윤 제주권역 퀴어 커뮤니티 퀴여움 대표 등 7개가 준비된다.

이경선 (사)제주여민회 상임대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은 힘들고 어렵다. 서로 대면하고 접촉하는 기회는 적어지지만, 오히려 연대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감케 된다”면서 “도민과 여성영화인 소통 공간으로 이번 행사를 보건 안전을 최우선 해 무사히 치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홍경숙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제주여성영화제는 한국사회 여성혐오와 차별, 편견 등에 맞서고 바꾸기를 멈추지 않았다”며 “슬로건 ‘우리는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를 통해 성평등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가운데서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귀한 문화축제를 마련해줘 감사하다”면서 “상영작을 통해 삶의 문제를 공유하고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디딤돌이 든든하게 놓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는 참석명단을 기재하고 발열 검사를 마친 사람만 참여할 수 있다. 확진자, 격리대상자, 유증상자는 참여할 수 없으며 개·폐막 행사는 사전예약제로 비공개 운영된다.

제주여민회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키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지정좌석제를 운영하는 등 좌석 수를 감축하고, 도외 인사 초청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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