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강모씨 범행 당일 5시간만에 현장 돌아와 시신은닉 시도

최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발생한 강도살해 사건의 피의자가 범행 후 현장으로 돌아와 시신을 은닉하려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범행도 우발적이라기 보단 의도적인 계획범죄 정황도 나타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강도살해 혐의로 구속된 강모(29)씨를 10일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씨에 대해 사체은닉 미수와 절도, 신용카드 부정사용 등의 혐의를 추가했다.

강씨는 지난 8월30일 오후 6시50분께 제주시 도두동 제주민속오일시장 북측 밭에서 A(39.여)씨를 살해하고, 휴대전화와 지갑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제주시 도두동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도보로 귀가하던 중 약 2km 떨어진 제주오일시장 인근에서 강씨에 끌려가 변을 당했다.

평소 A씨는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이 길을 통해 주거지까지 걸어서 이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인적이 드문 이 곳에서 범행대상을 물색하던 중 미리 준비한 흉기로 피해 여성의 목과 가슴을 6차례 찌르고 휴대전화와 현금, 신용카드를 들고 그대로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격렬히 저항했다.

강씨는 훔친 신용카드를 이용해 편의점에서 식료품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강씨는 범행 약 5시간 후인 31일 오전 0시께 범행 장소를 다시 찾았다. 강씨는 시신을 5m가량 옮기다 포기하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시신이 무거워 결국 옮기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당초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지난 4~7월까지 택배 업무를 하다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강씨가 자신의 명의의 차량을 가지고 있었고, 5500여만원의 대출이 있었던 점, 특히 평소 인터넷방송 여성 BJ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을 탕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동기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없이 우발적 충동형 범죄라기 보단,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는 의식이 없는 인명경시에서 비롯된 미리 계획된 흉악범죄로,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해 가중 처벌 대상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기 검거가 되지 않았을 경우 추가 피해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 검찰과 협조해 추가 수사를 통해 여죄가 있는지 여부, 피의자의 신상공개 여부 등을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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