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따른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제주녹색당은 10일 녹색당 전국 동시 온라인 기자회견서 “제2공항은 제주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재앙의 관문이다.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녹색당은 “이상기후에 각종 개발 오염까지 겹치며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은 집단고사하고 있다”면서 “제주 해수면 역시 매년 4.27mm씩 상승하는데 이는 세계 평균 2mm의 두배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와 중앙 정치권은 제주 적응 정책, 전환 정책을 수립하고 지역적 불평등 해소에 나서기 보다 또다른 기후위기 모순이자 시대역행을 초래하는데 열중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제2공항은 기후위기 시대가 아니라 관광객 2200만 시대를 준비한다. 온실가스를 막대하게 배출하는 이동 경제에 제주 산업 구조와 노동자를 종속시키고 에너지와 물, 식량 자급을 요원하게 만들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제2공항 건설 사업은 제주를 에너지 소비의 섬, 기후위기를 온 몸으로 맞으면서도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섬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제주녹색당은 “새로운 공항과 도시, 비자림로를 비롯한 수천억원 연계 도로, 개발사업에 천문학적 국비와 도비를 투입하는 것은 재앙의 관문을 여는 것”이라며 “막대한 재정을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제2공항 백지화를 시작으로 중대형 개발사업을 중단하고 기후위기 대응 등 정책을 수립·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국회는 기본 설계 용역 예산을 완전 삭감하라”며 “제주도는 에너지 자급 계획을 세우고 중대형 개발사업을 중단,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전문]“제2공항을 백지화하는 것이 제주 기후위기 대응의 첫 걸음이다”

제주는 기후위기의 모순을 겪고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경제 발전을 이룬 산업 도시가 아니며, 공공부문, 산업 부문을 포함해 전국 광역시도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다. 지금의 기후위기를 촉발시킨 ‘전통적 주범’에서 빗겨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제주는 어느 지역보다 막대한 기후위기 피해를 입고 있다.

전세계에서 해수면 상승이 가장 빠른 동아시아, 그 중에서도 제주의 해수면은 매년 4.27mm씩 상승하고 있다. 이는 세계 평균인 2mm의 2배 수준이며 국내에서 가장 빠르다. 유네스코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한 용머리해안은 2016년부터 연중 출입 통제 일수가 최대 300일 가까이 되며 사실상 접근이 힘든 자연 경관이 되고 있을 정도다. 해안가 마을은 마을포구와 해안 정비에 매년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올해 육지에서 겪었던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은 제주에서는 오래전부터 일상이었다. 작년의 경우,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1달 반 동안 이어진 비가 1년 강수량을 초과했고, 3번의 가을 태풍으로 208억원 규모의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과 강수량은 점점 가을에 집중되고 있다. 제주 농민들이 검은 상복을 맞춰 입고 제주도청 앞에 모여 국가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육지 중심 기준의 벽 앞에서 좌절되며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밖에도 이상기후에 각종 개발 오염까지 겹치며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은 집단고사 전시장이 되었고, 바다 속 생물종과 환경도 빠르게 변화 중이다. 제주의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 개발조차 되지 않은 여느 섬나라들이 침몰하고 있는 현상과 같이, 역사적으로 누적 배출된 온실가스량이 많지 않은 제주가 겪는 모순은 사회부정의의 한 형태다. 그러나 제주와 중앙 정치권은 제주 적응 정책, 전환 정책을 수립하고 지역적 불평등 해소에 나서기 보다, 또다른 기후위기 모순이자 시대 역행을 초래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바로 제주 제2공항 건설이다. 제2공항은 기후위기 시대가 아니라 관광객 2200만 시대를 준비하며 추진 중이다. 제2공항 건설은 온실가스를 막대하게 배출하는 이동 경제에 제주 산업 구조와 노동자를 종속시키고 에너지와 물, 식량 자급을 요원하게 만들 것이다. 제주를 ‘에너지 소비의 섬’, ‘기후위기를 온 몸으로 맞으면서도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섬’으로 만들 사업인 것이다. 멍청한 일이다.

또한 지금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성산포항을 비롯해 성산읍 일대 즉, 성산읍의 농지들은 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새로운 공항과 도시, 비자림로를 비롯한 수천억원의 연계 도로, 개발사업에 천문학적 국비와 도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틀렸다. 그 막대한 재정으로 재앙의 관문을 여는 것이 아니라,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제2공항 백지화를 시작으로 중대형 이상 개발 사업 즉각 중단, 기후위기 적응 정책 수립, 에너지 총량 40% 감축, 재생에너지 자급 100% 달성, 자동차 총량제 및 자전거 도시 실현에 재정을 집행해야 한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제주섬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제주녹색당은 오늘 다시 한번, 제2공항은 제주의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재앙의 관문임을 확인하며, 제주도와 국토부, 국회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국토부는 도민 갈등을 제주도에 전가하지 말고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국회는 2021년 국토부 예산으로 제출된 제2공항 기본 설계 용역 예산을 완전 삭감하라!

제주도는 육지부에 의존하고 있는 40%의 에너지를 2030년까지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100% 자급 계획을 수립하라!

제주도는 중대형 개발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재검토하라!

제주도는 도내 내연기관차 신규 판매를 즉각 금지하고, 자동차 총량제를 도입하라! 공공 자전거 도시 전환 로드맵을 수립하라!

2020년 9월 10일
제주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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