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플러스 제주 2020] ‘COVID-19, 대한민국 의료가 가야할 길’ 토론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태성길)와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신개념 지식융합 콘서트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20’가 10일 오후 무관객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의 랜선 지식콘서트로 진행됐다.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크로스 테크놀로지와 제주’.

이날 이뤄진 토크콘서트는 ‘랜선콘서트’ 방식으로 최근 논란이 일었던 공공의료 등 대한민국 의료 문제가 토론됐다. 신철호 닥프렌즈 대표가 사회를 맡고 △김우성 GF소아청소년과 원장 △송호영 춘천 예치과 원장이 참여했다. 

#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경영 타격

김우성 원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병원 매출 순이익이 작년 대비 70% 가까이 줄어들었다. 우리 병원만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전국적인 상황”이라며 “감기치료 등 1차 의료기관 타격이 심각하다. 소아과 개원의 모임이나 SNS 등에서 매출이 줄었다는 글이 줄 잇고 통계도 나타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송호영 원장은 “치과의사협회 산하 기구인 치과의료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4월 기준 건강보험료가 27% 줄어들었다. 상승과 하강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의사 소득을 묻는 질문에 송 원장은 “의사가 하는 일의 가치, 에너지 소모 등 소득 기준선을 잡기 모호하다. 과마다 소득이 다르고 개인 문제가 있어 논쟁의 여지가 많아 답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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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진행된 제8회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20에서는 COVID 19, 대한민국 의료가 가야할 길이 논의됐다. 사진 왼쪽부터 신철호 닥프렌즈 대표, 송호영 춘천 예치과 원장, 김우성 GF소아청소년과 원장. ⓒ제주의소리

# 의료수가 인상과 코로나19

두 원장은 의료수가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일치했다. 지난 20년간 1~2차례를 제외하면 제대로 인상된 적이 없다는 것. 송 원장은 긴 안목으로 바라보고 보건 관련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원장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예산을 충분히 반영해 예방할 수 있다면 건보료를 늘려서 경제 등 사회적 피해를 줄이는 방안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더불어 건보료 인상 논의와 더불어 국가가 건보료를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OECD 평균보다 낮은 건보료를 지적하며 정부가 역할을 키워 갈등을 잘 조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증외상센터 역시 수가 문제가 얽혀 있다며 중요한 성격을 가진 중증외상센터는 성격상 중요하지만, 병원 입장서 손해인 상황이라 전국에 몇 군데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100명의 환자를 편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이 위독한 환자 1명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의료보험제도가 중요한 생명 하나를 살리는 데 돈을 안 쓰고 있는 것”이라며 “병원 입장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인 탓에 중증외상센터가 몇 군데 없다. 적자로 망해가지 않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평가에 대해서 김 원장은 “전 지구적 상황이다 보니 힘들 텐데도 지난 2월 이후부터 정부가 잘 컨트롤하고 있는 것 같다. 의료진을 포함한 공무원, 군의관 등 여러 분야에서 잘 막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 원장은 “우리는 한계를 스스로 많이 올려왔다. 코로나19 검사 가능 횟수를 확대하며 능력을 키운 것이 주효한 방향이었다”고 진단했다. 

# 대한민국 의료가 가야할 길

OECD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의사 1000명당 환자 수는 2.4명으로 평균보다 1.1명 이상 부족한 반면 진료 횟수는 2.5배 높다는 의견에 대해서 송 원장이 의견을 피력했다. 

송 원장은 “인간과 의료의 가치를 생각해볼 때 진료를 차분히 오래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족한 의사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유 있게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이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 김 원장은 “우리나라는 공공의료기관이 부족하다. 그나마 있던 기관도 없어지는 상황에서 공공의료를 2~3배 늘린다면 국민 의료 서비스가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공공의료는 기본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영리병원 이야기도 나오는 데 이는 공공의료라는 기본을 충실히 닦은 뒤 생각해 볼 문제다. 기본을 확충한 뒤 다른 관점의 의료서비스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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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 19, 대한민국 의료가 가야할 길'을 주제로 토론자들이 제주의 상황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송호영 춘천 예치과 원장, 김우성 GF소아청소년과 원장. ⓒ제주의소리

# 제주 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

인구 노령화에 따른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서 제주가 가야 할 의료 정책에 대해서 두 원장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송 원장은 “디지털은 노인분들과 떨어진 것이 아니라 가장 필요한 것이다. 하루를 건강히 지내는지 체크하고 생활 패턴과 다른 건강상 문제가 나타날 때 알려줄 수 있는 것이 디지털 헬스케어”라며 “제주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첩경이 돼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잖나. 대면 진료를 예상하고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대면 진료를 포기하고 비대면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라며 “제주를 생각할 때 원격, 비대면 진료가 빨리 도입되면 좋겠다. 동네 보건지소에서 명의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노령화가 심화 될수록 효용성과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대형 병원인 3차 의료기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1차 기관으로 보낼 수 있는 개발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다. 100명을 도와줘도 1명을 놓친다면 돌이킬 수 없어 안정성과 정확성을 중점둬야 한다”고 피력했다. 

송 원장은 “우수한 의료 인재가 우리나라엔 많다.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고 정부와 의료계가 협업해서 새로운 신산업을 만들어내 행복한 세상서 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마무리했다. 

2013년 시작된 ‘테크플러스 제주’는 매년 개최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생각이나 지식을 공유하고 창의융합 패러다임을 제주에 확산시키는데 기여해왔다.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문화(Culture), 인간(Human) 4가지 키워드(T·E·C·H)의 융합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테크플러스 제주’는 제주도 홈페이지, 제주의소리TV, 제주의소리 페이스북, 제주테크노파크 홈페이지, 제주테크노파크 페이스북 등 비대면 5개 채널로 송출됐으며, 강연 VOD는 제주의소리TV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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